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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정원 - 어느 미술사가의 그림 에세이
정석범 지음 / 루비박스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아버지의 정원」을 읽고
우선 그림에 관한 에세이여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저자의 네 살적 추억부터 열 두 살 막 사춘기에 접어들 때까지의 이야기를 통한 그와 관련한 세계적인 명화들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 책을 읽다 보면 읽는 독자들의 어린 시절이 파노라마식으로 떠오르게 만든다. 그래서 내 자신도 저자와 마찬가지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도전해 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게 만들었다. 저자의 어린 시절은 크게 경기도 전곡, 강원도 원주, 대구, 광주의 비아 등으로 이동하면서 성장하게 된다. 아버님이 군인이었기 때문이다. 군인은 1년이나 2년이면 자연스럽게 부대를 이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시절에 자주 이동하다 보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많은 애로점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잘 적응하게 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견제하려는 사람들이 많거나 특히 남자들의 세계에서 패를 잡기 위한 기 싸움이 있는 곳이라면 여러 사연들이 많이 있기 마련이다. 어린 학창 시절은 아주 자연스럽게 이런 사실들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도 바로 가는 곳마다 환경에, 학교생활에, 친구들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과 함께 마찰이 있었던 그런 추억들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가 있었다. 그리고 내 자신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것은 저자가 처음 언급한 경기도 전곡과 강원도 원주에서 생활할 때 모습이다. 양쪽 기찻길 옆 판잣집에서 기거하면서 기차와 같이하는 모습이다. 내 자신은 솔직히 중학교까지 기차 한 번 타보지 못하였는데, 집안 사정으로 당시 국비로 운영되던 국립 철도고등학교 시험 치르러 서울 용산에 완행열차를 타고 갔던 것이 처음이었다. 그러다보니 기차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게 되었고, 또 운이 좋게도 학교에 합격하게 되어 3년 간 서울에 유학하여 철도와 기차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고, 졸업하면서는 철도에 공무원으로서 근무도 하게 되어 철도를 그만 둘 때까지 기차를 곁에 두고 생활하였던 것이다. 다음 광주시 비아에서의 추억 모습이다. 바로 비아는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내 자신이 처음으로 약 25여 년 전 이곳 비아에 왔을 때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어 너무 반가웠다. 비아초등학교 시절 이야기, 비아 시장의 모습, 비아 탱크부대의 모습들, 비아면 월계리 친구들 이야기, 도깨비 불, 비포장 도로 등은 내 자신도 그대로 느꼈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첨단산업단지 조성으로 인하여 완전히 바뀌어 버렸지만 그래도 그 시절의 그리운 모습들을 얼마든지 회상할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들에 맞는 아름다운 유수한 세계적인 명화들을 함께 보면서 옛 시절을 회상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독서 시간이었다. 언제 기회가 닿는다면 한 번 저자와 상면하여 대화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