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발견
오정희.곽재구.고재종.이정록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그리움의 발견」을 읽고

벌써 나이 오십대 중반을 넘어섰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에 가끔 옛 시절이 그리울 때가 많다. 많은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오늘 날과 같은 모습이 아닌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마음마저도 평화롭고, 안락하고, 즐거웠던 그런 시절이 정말 그리운 것이다. 가진 것은 부족했어도 마음만의 여유를 가졌고, 서로 마음과 정을 나누는 그런 가족 같은 이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록 가난은 했지만 웃음과 행복이 있었던 시절이어서 더더욱 기억이 많이 남는 것이다. 내 자신은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산 밑의 비교적 큰 부락 자리에 잡은 시골 농촌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걸어서 또는 자전거를 타고서 학교를 다녔었다. 그리고 학교를 갔다 오면 지게를 지고 산으로 가서 나무를 하다가 불을 때서 밥을 지었고, 각 종 곡물과 채소 등을 재배할 때는 직접 괭이와 삽, 호미 등을 이용하여서 참여하였다. 힘은 들었지만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이었다. 시간이 나면 들풀이 가득하고, 꽃향기가 그득한 비교적 넓은 묘 자리나 넓은 공간에서 돼지를 잡게 되면 위장 보에 가득 채워서 공의 대용으로 차기도 하였다. 그리고 팽이 돌리기, 연날리기, 썰매 타기, 구슬치기 등등의 많은 놀이는 물론이고 꼬마 여학생들과는 소꿉장난 놀이도 한 기억이 나기도 한다. 오리나 되는 초등학교 오가는 길, 십리나 되는 중학교 오가는 길에는 갖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생각나기도 한다. 특히 초등학교 5학년 때 환경정리 때문에 밤 늦게 친구 한 명하고 집으로 오는데 중간에 어스름한 무덤가에서 하얀 옷을 입고 길게 머리를 긴 귀신을 직접 보는 바람에 어린 마음에 얼마나 놀랐던지 집에까지 달려가 신발을 신고 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을 뒤집어썼던 일은 지금도 무섭게 느껴지는 추억이다. 중간에 자전거가 고장이 나서 자전거를 끌고서 걸어가던 일, 중간 저수지에서 대나무 낚시 대로 고기를 낚던 일 등이 주마간산 식으로 흘러간다. 이런 소중한 추억들이 바로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려진 것은 정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우리 시대에 좋은 작품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가 4인이 들려주는 따스한 추억과 뜨거운 그리움의 노래들은 바로 고향과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면서 너무 빠르게 변화해 나가는 현 세태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정말 좋은 글들은 우리들이 생활해 나가는데 있어서 많은 활력과 함께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오래 만에 되돌아보는 예전의 추억들을 통해서 그리움을 발견하고, 그 그리움을 통해서 더 나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주었던 좋은 글들을 읽는 행복을 만끽하였다. 어릴 때의 소중한 추억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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