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주는 회장님의 애완작가
리디 쌀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창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끝내주는 회장님의 애완작가』를 읽고

가끔 읽는 소설이지만 소설을 읽을 때마다 작가의 뛰어난 창작력에 대해서 감탄을 하곤 한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을 통해서 한 권의 이야기꺼리를 만들어 내는 그 능력을 높이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문학 장르 중에서 소설 분야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가 아닌지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본다. 이 소설도 바로 특이한 주제를 설정하여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마치 하나의 애완동물처럼 고용된 전기 작가가 밀착 취재한 세계 최고 재벌 킹싸이즈 햄버거 왕의 끝내주는 행태를 고발하고 있다. 바로 이 작품에서 저자는 유쾌한 풍자와 함께 재미있게 이야기를 전개하여 흥미로 똘똘 뭉치게 한 소설이기 때문이다. 먼저 문학과 예술의 힘을 철저하게 믿는 젊고 반골 기질을 지닌 내성적 휴머니스트인 작가와 거침없고 끝없는 이윤 추구만이 인생 목표인 세계 최고의 재벌인 토볼드, 바로 극과 극의 두 사람이 만나게 된다. 그 만남은 바로 최고 재벌인 ‘햄버거 왕’ 한 사람의 전기를 쓰기 위해 고용되어서 회장과 함께 생활하면서 오직 회장의 지시에 의해서 받아쓰는 메모가 ‘취재’의 대분이다. 그러니까 작가는 회장이 시키는 대로 계속 메모한다. “메모해, 메모”이다. 비판과 풍자, 공감과 매혹, 어쩔 수 없이 빠져드는 사치와 향락에 대한 유혹 등으로 어쩔 때는 절대적인 협조 아니 강압적인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는 위치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름대로 작가의 곤조를 갖기도 한다. 그래서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는 작가 자기만의 말들을 ‘번역’해서 제 맘대로 옮겨 쓰기도 한다. 바로 이 부분에서 작가의 애완 기능을 떨쳐 버린 멋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결코 자본주의 사회의 자유 시장의 모습은 절대 자본과 마음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리 자본이 절대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또한 그 자본이 행복과 성공의 모든 조건을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유시장이라는 미명하에 극한의 이윤 추구뿐이었던 삶을 뉘우치면서 결론은 희극적인 맺음으로 작품을 이끌어 간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여러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에서 스스로를 반성하며 회한에 잠기면서 새로운 자선사업 쪽으로 기울게 되면서 희극적인 맺음으로 가는 모습에 대해서 미소가 저절로 머금게 하였다. 최근에 사회복지의 강조도 있지만 기업하는 사람들의 ‘기업가 정신’이 강조되고 있다. 기업가 각자가 자기의 이윤을 있게 해준 소비자들에 일정 부분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시키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바람직한 운동이 확산되었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 최고 재벌인 회장의 멋진 마무리 쪽으로 전개는 매우 의미 있는 귀결이었다고 판단한다. 이래서 좋은 소설은 독자들의 의식을 전환시키는 좋은 역할을 한다고 확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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