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이네 살구나무 - 교과서에 나오는 동시조와 현대 동시조 모음집
김용희 엮음, 장민정 그림 / 리잼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분이네 살구나무』를 읽고

벌써 내 나이 오십대 중반을 넘어섰다. 40 여 년 전에 생활했던 초등학교 시절과 시골 마을에서 친구들끼리 여러 소꿉놀이를 하던 때를 생각하곤 한다. 참으로 평화로웠던 그리고 전혀 이해관계를 떠나서 순수하였던 그 순간은 지금 생각을 하여도 제일 좋았던 시간이 아닌 가 생각을 해본다.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었다. 이제 자기 자녀들을 결혼시킬 나이에 이른 지긋한 모습의 중년으로 변해 있었지만 만나서 이야기들을 해보니 역시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했던 그 시절이 얼마나 그리웠는지를 느낄 수가 있었다. 참으로 그때 그 시절의 여러 모습들을 글로 남겨 놓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특히 산문의 글보다는 음악성이 담긴 동시 형태의 글이 짧은 표현이지만 그 글 속에서 그 만큼 많은 것을 상상하고 생각해낼 수 있기 때문에 더 바람직한 것이 아닌 가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솔직히 사회생활을 열심히 한다 치고 어린이들이 좋아하고 어린 시절을 느껴볼 수 있는 이런 동시를 가까이 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다 겪어왔을 동심의 세계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이 책을 통해 내 자신이 알고 있는 동시 말고 동시조 작품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배우고, 도전도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수확도 얻게 되었다. 즉 좋은 동시조 작품은 일정한 시조라는 작은 정형의 틀 안에 동심의 활달한 상상력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동시가 천진한 어린이의 어투를 모방하거나 말놀이의 재미 성을 찾거나 혹은 동화적 상상력을 좇아 이야기 방식으로 흘러가는데 비하여, 동시조는 짧은 시형에 재치 넘치는 동심 적 상상력을 시적 이미지로 빚어내고, 그 내용 속에 우리의 가락을 담고 있는 점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동시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형식인 것이다. 즉 동시조는 시적 파격을 통해서 시조의 틀 안에서 활달한 상상력을 얼마든지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동시조는 비록 짧지만 우리 가락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에 어린이 등 누구도 수월하게 외울 수 있는 낭송의 매력까지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자신 수긍을 하였다. 소리를 내서 읽어 보니 그 만큼 잘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눈으로만 보는 문자에서 이와 같이 소리를 통해서 익힐 수 있다면 굉장히 좋은 성과라고 생각을 한다. 책에 수록된 64편의 동시조 선집은 우리나라 최초의 시도라고 하지만 앞으로 이런 운동 전개를 포함하여서 많은 독자들이 시도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았다. 비록 처음 시도하는 명작 동시조 선집이지만 새로운 문학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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