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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품 오두막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
멕 로소프 지음, 박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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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품 오두막」을 읽고
학교에서 근무하다 보면 참으로 우울할 때가 많다. 그것은 내가 데리고, 끌과 가야 할 많은 학생들이 있는 데,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이다. 정말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하고, 방법을 찾아 봐도 특별한 해결책을 떠오르지 않는 경우는 참으로 아쉽다. 특히 한 학급 안에서도 공부나 학교생활을 잘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하여서 겨우 학교만 왔다 갔다 하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힘들게 다니는 학생들을 끌어안아서 같이 갈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부에 관심이 없고, 아주 흥미 없는 학생들을 끌어 올린다는 것도 쉽지 않고, 그런다고 무조건 학생들 자유의사대로 맡길 수만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특별히 관심을 갖고 격려와 칭찬을 해준다면 나아질 수도 있다. 예전에 학급에서 성적이 제일 꼴이었다. 키도 크고, 인물도 잘 생겼다. 일도 잘 한다. 그러나 공부가 꼴이기 때문에 친구들의 놀림을 당하고 하니, 학교에 가도 재미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바로 이 학생이 집에서 다니던 것이 태권도 학원이었다. 그래서 가끔 그 학생을 남게 하여서 배우고 있는 태권도를 해보게 하였다. 매우 자신감 있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았다. 정말 진심어린 칭찬을 해주었다. “공부는 나주에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 지금처럼 자신감 있게 가정 및 학교생활을 하거라.” 하면서 격려를 해주었더니 종례가 끝난 뒤에도 별도로 인사를 하고 가는 것을 보았다. 뭔가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궂은일도 시키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였다. 바로 자신의 마음이 움직여서 하는 일을 할 때 효과가 크다는 것을 느낀 경험이었다. 바로 학생 및 청소년기에 올 수 있는 이런 모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본인은 물론이고 우리 어른들이 노력을 더 해야 되리라 생각한다. 주인공이 꽉 짜여진 학교생활을 하면서 바닷가의 외딴 오두막에 혼자 사는 소년이 ‘핀’과의 우연한 만남이 계기가 되면서 서로의 우정 아니 가슴 떨리는 첫사랑으로 아름답게 표현해내고 있는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보통 사람들과는 아주 다르게 부모도 없고 학교도 다니지 않는 자유분방한 생활을 동경하게 되면서 주인공은 차츰 집착적인 관심을 키워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학생 및 청소년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 등 어른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많은 것을 품고 행동하는 모습을 언제나 상상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행동들을 이해하면서 적극 설득 및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설을 읽는 내내 떨림으로 가득차면서도 사랑스러움과 아름다운 과정들이 겹쳐지는 좋은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내 생애 첫사랑이 아직도 다이아몬드 빛 바다 아래 숨을 쉬고 있다는 표현에서는 애탄 연민과 함께 전혀 가식 없는 고찰을 보여주고 있어 매우 의미 있는 독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