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비스데이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오늘은 서비스 데이」를 읽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솔직히 단조로운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는 물론이고, 솔직히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단조로운 삶에 어떤 활력소가 될 수 있다면 삶의 자극제가 될 수 있고, 오히려 발전의 바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우리 나라와 여러 여건 상 많이 비슷한 이웃나라 일본의 샐러리맨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특히 표제작인 <오늘은 서비스데이>에서 주인공인 샐러리맨 중간간부 쓰루가사키씨를 둘러 싼 판타지 단편 소설, 사건이나 사고에 연루된 물건들을 수집해 품평회를 여는 악취미 수집가들의 수상쩍은 모임과 굴절된 형태로 행복감을 얻으려 하는 인간의 추악한 단면을 들춰 내보이는 <도쿄 행복 클럽>, 20여 년 전 경험한 유령과의 동거생활을 밝고 코믹하게 그려낸 <창공괴담>, 어린 소년이 가게 낚시를 통해 인생의 값진 교훈을 배워나가는 <기합입문>, 자살한 젊은 여성과 저승으로 건너가는 삼도천의 뱃사공 얘기를 그린 <푸르른 강가에서> 5편이 실려 있다. 모두 다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지고 재창조되는 가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이런 판타지 소설은 고대 신화 전설로부터 현대 도시전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품과 독자층이 형성이 되어 있다. 슈카와 미나토의 이 작품집은 5편의 작품을 담은 소설집이다. 일본의 저명한 상인 나오키상 수상 작가로서 슈카와 미나토는 일반적인 판타지 소설과는 조금 다른 색채를 보이고 있다. 즉 판타지 소설이기는 하지만 우리 일상과 종이 한 장 차이처럼 느껴지는 친숙한 설정에 의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사의 다양한 양상들 즉 일상 속의 비일상, 살짝 비틀린 일상, 일상 속에 파묻혀 아련해진 행복과 행운을 모티브로 삼아 유머와 경쾌함 속에 약간의 독을 섞는 노력한 솜씨로 완성해나가는 걸작을 쓰고 있는 작가이다. 비극 속에서 그것을 감싸 안는 인간의 포용력, 강인함 이면에 감춰진 온화함이 느껴진다. 시종일관 밝고 코믹한 분위기, 경쾌한 문체, 능청스러운 유머, 맛깔스러운 대사가 잘 어우러져 부담 없이 읽힐 뿐 아니라 전체적인 안정감과 따뜻한 위안까지 안겨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 어려움을 겪는 인간들에게 포기하지만 않으면 희망은 반드시 찾아온다는 말을 무심코 믿어버리게 될 만큼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돋보이기도 한다. 바로 이런 면에서 작가의 위대함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 독자들에게 아주 유익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지치고, 삶이 어렵고 폭폭한 사람들에게 교훈과 함께 큰 힘을 주게 하는 그런 작품들을 쓰는 작가에게 다시 한 번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역시 작가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좋은 독서시간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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