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 - 푸앵카레상을 향한 100년의 도전과 기이한 천재 수학자 이야기
조지 G. 슈피로 지음, 전대호 옮김, 김인강 감수 / 도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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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를 읽고

내 자신 학교를 다닐 때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수학하면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고정관념이 박혀있다. 중, 고등학교 때 50점을 넘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상한 것은 지금 고3으로 올라가는 막내딸도 제일 점수가 나오지 않는 과목이 수학인 것을 보면, 부전자전인가 하는 생각도 들 때가 있다. 역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고정적인 생각 자체가 가장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느껴본다. 한 번 도전해보면 별것이 아닌데 그때는 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해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면이 있었던 것 같다. 오십대 중반의 나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결국 내 자신의 수학에 대한 용기와 자신감이 절대 부족함을 솔직히 고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떤 학문이든지 학문의 역사 속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오던 학자들의 이야기들에는 정말 대단한 모습을 읽을 수가 있어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면서 감탄을 보내곤 한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열정과 끈기와 대담함이 결국은 좋은 결과를 이루어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포기할 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성공으로 만들어 내는 그 멋진 모습은 언제 듣고, 보아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세계적인 수학자들의 이야기들도 바로 그런 사람들의 대표적인 인물들이었다. 그리고 역시 위대한 학자들의 모습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요즘 같이 자신이 발명한 연구 결과나 어떤 업적이 있다면 어떻게든지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든지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큰 명예를 거머쥐려 하는 것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뛰어난 학자들은 그 공을 조용하게 삭히려는 멋진 모습이었다. 무려 100년간 풀리지 않은 수학의 난제였던 푸앵카레의 추측을 증명해낸 그리고리 페렐만 수학자의 멋진 모습에 정말 고개가 숙여질 정도로 존경심이 저절로 이는 것은 내 개인만의 입장이 아니리라 생각해본다. 정말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숭고한 정신과 위대한 성취에 관한 매혹적인 이야기였다. 수많은 수학자들이 도전하는 이야기들과 그것을 이루어 낸 대단한 페렐만의 모든 수학자가 탐내는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 우는 ‘필즈상’을 가차 없이 거부한 최초의 수학자의 이야기는 아쉬운 면도 있었으나 통쾌함을 주기도 하였다. 어떤 부분에서든지 직업윤리가 매우 중요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면에서도 많은 교훈을 얻게 된 독서 시간이었다. 요즘같이 상업적이고, 개인 중심적인 면이 판치는 세상에서 관련된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사회를 이끌어가는 근본적인 바탕과 원리를 제공하는 학자들의 양심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좋은 독서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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