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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ㅣ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26
오스카 와일드 지음, 하윤숙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9년 10월
평점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
평소 내 독서 습관에서 일반적으로 소설류는 많이 읽지는 않는 편이다. 왜냐하면 소설류는 한 번 손에 쥐게 되면 중간에 그냥 두지 못하고 계속 보아야 하는 소설의 속성 때문이다. 따라서 가끔씩 대하게 되는 소설 이외에는 먼저 나서서 원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런데 바로 ‘행복한 왕자’의 저자로 알려진 저명한 영국의 오스카 와일드가 쓴 거의 유일한 소설류인 이 책은 잡고 시작하자마자 왠지 끌리는 맛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림과 관련을 지어가면서 영국 귀족 세계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민주주의 전통이 깊으면서도 오늘날까지도 왕실의 전통이 그대로 이어지는 나라인 영국 상층부의 모습을 어는 정도 이해할 수 기회가 되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인공들 간에 관련되어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 표현되어 나오는 수많은 멋진 말들과 경구들이 왠지 이 소설 책 끝까지 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유혹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다른 것 만사 제쳐 놓고 보게 되었고, 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정말 소설만이 가질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인생들을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았다. 결국 소설은 우리 인생들의 삶을 직접 다루면서도 가공의 인물 설정을 통해서 흥미와 반감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기술을 통해서 우리 독자로 하여금 온갖 관심과 함께 재미를 듬뿍 선사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책을 읽고 나면 느끼는 점은 ‘소설류를 더 많이 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는데 어떻게 될지 장담은 하지 못하겠다. 어쨌든 이 소설은 화가인 바질 홀워드가 20세의 한참 때인 청년 도리언 그레이에게서 아름다운 외모와 부와 젊을 갖춘 최고의 미를 발견하고서, 온갖 정성을 기울여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완성하게 되는데, 이 초상화에는 바로 도리언 그레이의 영혼이 깃들게 된다. 도리언 그레이는 화가 바질의 친구인 쾌락주의 자였던 헨리 워튼 경의 많은 영향을 받아서 악과 관능의 세계에 탐닉하게 된다. 그러나 추악해지는 것은 언제나 초상화의 도리언 그레이가 되고, 현실의 도리언 그레이는 변함없이 젊고 아름다운 채로 남아 있게 된다. 여기에 회의를 느낀 도리언 그레이는 자신을 충고하는 바질 홀워드를 죽인다. 얼마 뒤에는 해더 머튼이라는 순박한 처녀를 알게 되면서 악행을 후회하게 된다. 결국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피에 물들어 추하게 늙어버린 초상화를 칼로 찢으려 하지만, 죽은 것은 오히려 도리언 자신이었으며, 그 도리언 뒤에는 아름다움에 빛나는 초상화가 남는다. 는 대략의 줄거리이다. 유일한 장편인 이 작품은 우리 인간의 양면성을 나타내주는 것으로 저자의 가장 분신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임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