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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는 청소부입니다
정호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수행자는 청소부입니다」를 읽고
우리는 나름대로 다 주어진 조건 하에서 최고로 열심히 살아간다. 그 어는 하나 쉽게 포기하거나 마구 허비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으리라 확신한다. 그러나 삶이란 것이 생활하다 보면 반드시 희로애락이 생기는 법이다. 물론 좋은 일이나 기쁜 일에 대해서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도 덩달아 같이 축복해주는 경우가 많은 데 반하여, 그렇지 않은 힘들고 어려운 경우 등이 닥쳤을 때에는 그것을 이겨나가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데에 큰 문제가 있다. 사람들의 삶이란 것인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단정 을 지을 수는 없지만 참으로 난감한 경우도 많이 발생하곤 한다. 바로 이러한 때에 주변에서 도움을 줄 수 있고, 뭔가 일으켜 줄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준다면 얼마나 큰 희망과 용기를 갖게 해주는 것이 된다. 정말 보란 듯이 멋지게 어려움 등을 이겨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을 해본다. 내 자신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몇 차례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경우였다. 친척 형님 사업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대출 받는데 신용 하나로 ‘연대보증’을 서게 되었는데 결국 그것이 부도가 나면서 직장이 있는 나에게로 모든 돈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자그마한 액수가 아니라 일억이란 돈이었다. 월급으로 받는 조그마한 돈에 법원에서 가압류로 어김없이 절반을 떼어가게 되었고, 정말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나와 가족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 후유증으로 아내는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였고, 우리 아이들은 돈이 없어서 모든 것을 하지 못하였다. 바로 이러한 때에 역시 우리 제자들이 자주 찾아와서 용기를 주었고, 조그마한 꽃봉오리가 맺힌 겹 철쭉 꽃 화분을 선물하면서 이 꽃이 조금 있으면 활짝 피듯이, 조금 참고 기다리면 모든 것이 잘 풀리라는 희망을 주었던 우리의 제자들이었다. 정말 고맙고 고마운 시간이었다. 처가 집으로부터 조금 도움을 받고, 우리도 대폭 절제하면서 조금은 그렇게 힘들었던 고비를 어느 정도 넘기게 되었다. 바로 이것이다. 바로 이 책은 한 수행자인 스님이 매주 정해진 요일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사연을 듣고 대화를 함으로써 많은 도움을 주었던 사연들을 담은 책이다. 마음속의 더러운 것들, 분노와 탐욕, 어리석음, 고통과 번뇌 같은 온갖 쓰레기들을 절에 와서 남겨놓고 가거나 만나서 이야기해주면 시원하게 청소해주겠다는 강렬한 바람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속 시원한 일이다. 내 자신이 당해보아서 안다. 힘들 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말이다. 스님의 시원시원한 응원이 힘이 되어서 삶의 활력을 찾고 다시 힘차게 출발할 수 있다면 그 만큼 개인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도 건강해지고 더욱 발전할 것임에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