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한 계절은 없었다
인영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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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영 저의 『수월한 계절은 없었다』 를 읽고

올해 나이 일흔이 되었다.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나 하고 돌아보지만 좋았던 점보다 아쉬웠던 점이 더 크다. 

한 해만 하여도 사 계절이 어김없이 지나가고 하건만 그 계절별로 후회 없이 잘 보냈는지도 돌이켜 보지만 그렇지 못한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이 계절은 언제나 새롭게 다시 주어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가 뭔가 아쉬움이 있었거나 후회가 막급 하였다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인간은 위대함을 갖고 있다. 

나 자신도 고희를 맞아 개인적으로 인생 2막을 새로이 시작하면서 더 새롭게 각오를 다진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싶다. 

그러다보니 예전보다는 매사에 모든 것에 대해 관심과 배려와 사랑을 더 기울이자는 것이다. 

꼭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사물에도 아니 주변에 늘부러져 있는 각종 자연물에도 더 관심을 가지리라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에 가장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바로‘'시작품'’이라는 것을 퍼뜩 떠올렸다. 

우리 시인들이 한 편의 시작품을 만들 때 바로 시어를 잡고, 시상을 떠올리며, 바로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결실을 이뤄낸 것이 훌륭한 작품으로 나왔고, 바로 그 작품들을 바로 독자들이 읽고 감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들어 다양한 시작품에 대한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 

우선 시작품을 일부러 시간을 내어 많이 읽으려 노력한다. 

위대한 시인으로서 작품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이 좋아하는 시인 또는 이름은 없지만 활동하고 있는 보통 시인들의 작품도 해당이 된다. 

아울러 올해에는 가끔 나 자신도 직접 시작품을 만들어 보려고 시도를 한다. 

일상적인 생활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시로 직접 창작해보는 것인데 결코 쉽지 않지만 자꾸자꾸 연습을 행하고 있다. 

이런 나 자신에게 이 시집은 여러 의미에서 많은 교훈과 함께 좋은 시작품 도전이라는 꿈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해주고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우선 작가 시인의 지나온 계절의 사연들이 쉽지 않은 데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극복해낸 인내와 의지력에 찬사를 보낸다. 

아울러 이런 과정에서도 빨강머리 앤을 사랑하는 소녀의 마음으로 작가를 살게 하는 사람들에 관한 시를 쓰면서 마음을 한데 불러 모은 것이다. 

그렇게 인생의 절반 가까이에 닿을 무렵 10년간 모아온 시를 용기 내어 이렇게 멋진 시집으로 출판까지 해냈으니 진정 작가 시인은 보통 사람의 삶을 넘어서는 찬란한 삶의 여정을 만들어내고 있다 할 수 있다. 

시 작품에서도 

“‘문득 쳐다본 하늘에 엄마 얼굴 떠올라 너무 슬프다’/ 오랜 투병 끝 가장 먼 별이 되신 어머니// 우연히 찾아온 치매/ 순식간에 어린 아이가 되어// 평생을 사랑만 했던 가족도/ 가장 낯선 존재처럼//-<하늘의 무게 중>

“오늘도/ 연명 치료 거부/ 장기 기증/ 사인했다는 부모님// 매일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가겠다 하시며// 자식들하고/ 이별할 때 후회하지 않게/ 남은 사랑도/ 전부 주고 가신다는 부모님”-<아름다운 이별은 없으니까 중>

“무뚝뚝한 큰아들/ 첫 아르바이트/ 월급 받던 날/ 손에 들린 검정 운동화//세상에서/ 제일 가볍고/ 편한 운동화예요/ 비 올 때 엄마 넘어질까 봐/ 밑창도 살펴보고 샀어요// 무뚝뚝한 녀석이/ 어쩜/ 이런 말도 다 한다// 사계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함께한/ 검정 운동화”-<검정 운동화 중>

“텅 빈 세계가 된다는 건/ 아마도 너를/ 평생 볼 수 없다는 것// 누군들/ 이별에 빚을 진다”-<부유하는 세계 중>

“유일한 목적지// 출발지는 달라도/ 다시 너의 곁으로”-<부메랑 중>

“연둣빛 안부가/ 붉게 물들 때/ 후두둑 떨어진/ 안녕을 가득 담아/ 편지지에 실어 나른다/ 함께 한/ 어떤 날보다도 더/ 진했던 가을/ 귀퉁이에서”-<가을 편지 중>

“종일 휴대폰과 한 몸으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둘 중에 누가 내 아들인지/ 가끔은 헷갈린다// 휴대폰처럼 작으면/ 주머니에라도 넣어 다니지”-<진짜 아들 가짜 아들 중>

계절의 변화만큼이나 쉽지 않은 아프면서도 나름의 찬란한 삶의 여정을 살펴볼 수가 있다. 

살아온 계절은 아름답고, 살아갈 계절은 막막하다 하더라도 여전히 생명을 머금은 작가 시인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바로 이 작가 시인의 손끝 언어를 빌려 새롭게 태어나는 계절들, 사람들, 사랑들을 노래하고 있다.

봄에는 생동하는 사랑이, 여름에는 선연한 슬픔이, 가을에는 엄마의 이름이, 겨울에는 생명의 온기가 흐르는 시구를 담아 멋진 선물로 전하고 있어 너무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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