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 이어령 강인숙 부부의 70년 이야기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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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숙 저의 [만남] 을 읽고

이 시대와 한국문화의 지성이라 불리우는 이어령 교수님이 세상을 떠난 지가 2022년이니 정말 아쉬울 뿐이라고, 그 유려하고 박식한 우리 전통문화의 뿌리 창조성과 해박한 지혜력을 다시 만나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간 교수님의 여러 권의 책을 통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아쉬움이 컸었는데 이어령 교수님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귀한 기회를 가질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그것은 일생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했던, 즉, 만남부터 이별까지 70년을 함께한 문학평론가, 국문학자인 부인 강인숙이 들려주는 ‘인간 이어령’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의 시간을 가졌다.

타계하신 시대의 지성 이어령 교수님과 스물세살에 만나 50년 넘게 곁에서 함께하신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잘 몰랐던 교수님의 전혀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어 특별한 시간이었다. 

역시 그 동안 저서 속에 담긴 뿌리나 바탕의 근원이 그대로 보이는 것 같았다. 

역시 자라온 토양과 가정환경, 그리고 결혼과 가정의 영향이 사상과 글쓰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출생지인 충청남도 온양은 중부지방으로서 온화한 기후와 고풍스러운 전통, 정감어린 인성과 남아 있는 옛 풍습 등이 이어령 교수의 문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한다. 

충청도의 토착어와 전통문화, 그리고 온화한 기후는 바로 이어령을 키운 ‘흙’이요 ‘바람’이라고 말한다. 

또 하나는 역시 가장 중요한 가족관계이다. 

대가족제도 하에서의 내림과 함께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와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외할머니댁의 언급이 자주 보이는 이유이다. 

이어령 교수는 “어머니는 내 문학의 근원이었으며 외갓집은 그 문학의 순례지였다”라고 말하곤 할 정도였다. 

반갑게도 이 책에서는 그의 외종 사촌누이가 쓴 어린 시절의 이어령의 모습까지 만날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다.

70년지기 아내로써 바라본 이어령 교수님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라서 더욱 의외의 이어령 교수님을 만날 수 있어 확실하게 교수님의 작품세계의 원천과 바탕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교수님이 그토록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해 신성하게 생각했는지 역시 이 책을 통해서 더 자세하게 이해할수 있었다. 

저자는 교수님과 서울대 국문학과 동기동창생의 인연으로 그를 만났고 그와 긴 시간을 함께하면서 그의 모든 것을 곁에서 보아온 분이라고 할수 있다. 

새 것에 대한 끊임 없는 탐구를 즐기시고 외국에 나가시더라도 김치 없이는 절대 못 사시는 인간적인 이어령 교수님의 모습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었다. 

교수님의 해박한 지식과 탐구에 대한 존경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사랑으로 뒷받침한 저자의 헌신적의 사랑의 모습이 최고의 부부로서 꽃피웠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중간에 여러 어려움도 있었는데 가장 큰 아쉬움이 딸과의 이별 모습이다. 

2011년 딸이 미국 생활 30년을 접고 암 말기 환자가 되어 귀국하여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 묘사 장면이었다. 

결혼 전에는 대부분 아버지 ‘단독 강의’였는데, 이때는 난생 처음는 이었는데, 대화 패턴이 달라져 둘 중의 하나가 계속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긴 대화가 가능했다고 이야기 한다. 

변호사이며 목사이기도 한 딸이 먼저 세상을 떠난 장면은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저자도 이제 교수님이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그와만 누릴 수 있는 대화를 더 이상 나눌 수 없나는 저자의 심정에는 안타까움 역시 묻어나고 있는 것 같아 역시 사랑의 힘은 위대하고 영원하다는 진리 말씀이 맞는 것이구나 하는 확신을 가졌다.

저자인 강인숙 관장님께서 이어령 교수님 못지 않게 개인으로서, 여자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삶을 꾸려냈던 훌륭한 삶과 지혜들을 보면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으며, 이 책을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커다란 선물이 되리라 확신하면 일독을 권한다. 

더 건강하심으로 갖고 계신 많은 혜안을 이 책을 계기로 더 활짝 열어 주시기를 기대하며 힘차게 성원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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