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인생 꽃밭 - 소설가 최인호 10주기 추모 에디션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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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저의 [최인호의 인생꽃밭] 을 읽고

한국에서 가장 많은 작품이 영화화된 소설가이자, 1970~1980년대 청년문화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해온 최인호는 한국 현대문학의 축복 같은 존재였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작가’, 그리고 ‘최연소 신문 연재 소설가’라는 수식어가 늘 그를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장편소설 『별들의 고향』 『상도』 『불새』 등은 드라마화되었고,

『겨울나그네』 『고래사냥』은 영화로 제작되어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으며,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한 그의 작품들은 시대적 아픔을 희극적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2007년 최인호 소설가가 생전에 출간한 에세이집 『꽃밭』을 소설가 타계 10주기를 맞아 재출간한 『최인호의 인생 꽃밭』은, 에세이 형식의 글도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이 연작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는 “짧은 소설집이라고 해도 무방할” 하다 할것이다.

작가가 ‘책머리에’에서 밝힌 “소설을 헤일 수 없이 많은 작품을 펴내었어도 막상 수필이나 단상을 모아 책을 내는 일은 드문 일”이었다는 출간에 대한 소회를 읽다 보면, 어느덧 10주기가 되어 다시 찾아온 그의 글이 더욱 그립고 간절해진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한 여름의 폭염을 좋아하며 노래 부르기를 즐기는 작가가 최고의 인기 작가로 세상의 주목을 받으며 살아오는 동안 미처 깨닫지 못하고 스쳐가는 일상과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책이다.

조선 세종조에 활약한 유생 최한경이 지은 아름다운 연시 중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내 (坐中花園 膽彼夭葉)"란 구절에서 '꽃밭'이란 제목을 빌려 왔다고 한다.

인생이란 아름다운 꽃밭에서 작가는 글을 통하여 용서와 화합을 보여주며 매일 아침 새롭게 태어나는 듯한 마음의 소중한 금생(今生)을 말하며 불안과 불만으로 가득한 현재 우리들의 삶에 일침을 가하는 듯도 하다.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인생 꽃밭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는 정성을 들여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밭을 만들기도 하고

또 다른 어떤 이는 무심함에 시들고 황폐한 꽃밭을 만들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꽃밭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자신만의 색깔과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 채워진 꽃밭을 가꿀 수 있음을 알려 주는 소중한 책이다.

책에는 용서와 화합, 현재에 머물지 않는 영원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천재 작가로, 최고의 인기 작가로 세상의 주목을 받으며 살아오는 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일상의 소중함, 그리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감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가가 육십 너머 문득문득 느끼는 감정 중의 하나는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육십이 넘도록 살아왔다면 인생에 대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날마다 새롭게 태어난다는 느낌, “전생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금생에 살고 있다”는 느낌으로 작가는 자신의 꽃밭을 차근차근 일군다. 라고 말한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내용은 가정에서 아내와의 관계를 그린 내용이다.

아내는 작가에게 있어 한 송이 꽃과 같은 나의 소중한 마님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아내는 잔소리꾼이기도 하고, 손님이기도 하고, 어머니이기도 하며, “평화를 짜는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아내의 영향으로 작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평화의 강이 흐르게 하는 유일한 수단을 뒤늦게 깨닫는다.

아내의 말은 그야말로 “진리의 구경”인 것이다.

이 글을 읽노라면 ‘사랑사랑 내사랑’이 떠오르면서 가정의 행복이 저절로 연상되어지면서 교훈으로 삼고 싶어진다.

그밖에도 우리가 생활해 나가면서 갖추어야 할 우정, 환경, 친절 등 바람직한 자세와 태도에 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제 조그만 일에 분개하기보다 조그만 일에도 나 스스로 친절하고 겸손하고 더욱더 작아져 모래처럼 적은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최인호의 인생 꽃밭』은, 한여름의 태양처럼 우리의 정신과 육체 속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절망과 우울, 슬픔과 소외의 곰팡이를 말끔하게 청소해내” 우리를 “더더욱 찬란”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피어나게 한다.

자신 인생의 꽃밭을 앞으로 어떤 꽃으로 아름답게 채워질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들어 주는 매력적인 책이라 할 수 있다.

나 자신만의 최고 멋진 인생 꽃밭을 만들기 위한 주옥같은 작가의 메시지가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하면서 적극 추천한다.

인생 꽃밭에 이왕이면 시들기보다는 생생하고 활짝 피어난 꽃으로 가득 차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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