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 그 높고 깊고 아득한
박범신 지음 / 파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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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저의 [순례] 를 읽고

 “만약 내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고 해도 사랑하는 이여, 나의 죽음을 결코 차갑게 여기지 마소서.

내가 태어날 때와 내가 죽을 때를 구별하지 마소서.

혹, 슬플지라도 ‘환하고 따뜻한 슬픔’으로 나를 느끼소서.

내 평생 따뜻한 물로 흐르며 살기를 간구했으니, 갓 낳은 달걀을 두 손으로 쥐었을 때처럼, 탄생처럼, 죽음으로 떠나는 나의 영혼도 부디 따뜻한 파동으로 느끼소서.”

라고 책 말미에 저자가 마지막으로 기도하면서 마무리하고 있다.

저자가 오랫동안 진행해왔던 순례의 길이 끝나는 게 아니라 순례는 영원히 계속 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박범신 작가 등단 50주년 기념작, 발표된 산문집 2종 동시 출판된 ‘이야기하는 바람’ 박범신의 높고 깊은 산문미학을 가감 없이 살펴볼 수 있는 최고 시간이었다.

우리 보통사람들도 생활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여러 굴곡의 시간을 거칠 수밖에 없다.

그런 일들이 닥칠 때 정말 난감하다.

예를 들어 나같은 경우에도 막 직장을 들어가 터전을 잡을 무렵이었다.

딸들도 초등학교 유칙원 다니면서 한참 비용이 들고 돈을 모아야 할 시간에 마침 저축해 마련한 임야까지 담보로 잡히고 친척 형님 대출 연대보증에 서게 되었는데 결국 부도 처리가 되고 만 것이다.

결과적으로 많치 않은 직장 월급에 50% 차압이 들어오게 되었는데 무기한이라는 점이다.

1억이라는 돈에 대한 차압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흐트러지면서 정신적으로까지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바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나 자신 얼마나 집을 떠나고 싶기도 하고, 무작정 걷기도 하기 싶고, 엄청 방황하기도 싶었던 어려움이 있었던 시간을 겪었을 때가 떠올랐다.

작가들도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바로 이러한 본래 길이고 바람이 되어 순례의 길을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50년 원로 작가의 삶의 비의와 신의 음성을 찾아가는 머나먼 길 이야기와 지극한 정신과 육체로 몰아붙인 순수의 여정의 길 풍정은 깊은 마음속의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를 통해 우리 인생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는 누구인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게 된다.

길을 가다보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그래서 박범신의 산문집 <순례>를 추천해본다.

이 책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진지하게 찾는 기회가 되리라 확신한다.

박범신 작가는 대중문학과 본격문학의 영역을 넘나들며 베스트셀러와 뛰어난 소설을 함께 펴내며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작가 중 한 명이다.

이 책은 작가가 지금까지 히말라야와 카일라스, 산티아고를 여행하며 느낀 생각과 경험을 담았으며, 산티아고 여행후 작가의 폐암 치료를 겪은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이 모두 하나의 순례임을 고려하여 묶었다고 하는데 나름 각자 인생의 길을 생각해보는 하나의 순례기로 생각해도 좋을 듯하다.

멀리 길을 찾아 순례를 하며 남긴 기록을 보면서 어쩌면 갈 수 없는 길에서 느끼는 광경과 감정을 작가를 통해 대리체험을 한 시간으로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인생이, 나는 누구인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새롭게 파동을 통해 도약하게 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게 된다면 특별한 순례의 길로 멋진 인생 새 출발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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