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오래 따뜻하지 않았다
차현숙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차현숙 저의 『나는 너무 오래 따뜻하지 않았다』 를 읽고

살아오면서 주변에서 또는 사회일각에서 우울과 불안,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결국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를 보아오면서 똑같이 귀하게 주어진 우리의 생인데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지어 버릴 수가 없었다. 

왜 태어날 때는 똑같은 조건으로 이 세상에 나와 그렇게 어려움을 겪으며 힘들게 고통을 겪다가 또 힘들게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가 있다면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해볼 때도 있었다. 

예를 들면 아주 가까운 사람이 그런 경우라면 별의별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이럴 때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은 너무너무 한계가 많다. 

해결할 수 없는 조건들이다. 

당사자들로서 해결할 수 없으니까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을 어떻게 만류할 수 있을는지 참으로 난감하다. 

그래서 우울, 불안 우울증의 정신관련 질병은 무서움을 안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살아온 세월만큼 그저 듣고 보고 했던 그대로 두리 뭉실 알고 있던 이에 관한 내용들을 이 책을 통해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이 책은 소설가인 저자가 무려 35년간 우울증을 안고 살아온 소설가 본인의 다사다난한 치유 일기이기 때문에 더욱 더 마음으로 다가오기도 하였다. 

1994년 『소설과 사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소설집 세 권과 장편소설 두 권을 펴낸 작가 차현숙이 자신의 우울증 경험을 담은 에세이를 출간했다. 

세 번째 소설집 『자유로에서 길을 잃다』 이후 1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며, 에세이로는 첫 책이다. 

작가는 2008년 『자유로에서 길을 잃다』에 수록된 소설들을 통해 우울증을 처음 고백했는데, 그로부터 14년이 지나도록 병은 재발을 거듭했고 고통은 계속되었다. 

이 책에서는 “소설에서의 ‘자전적 요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작가가 겪은 우울증과 다사다난했던 지난날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스물셋에 시작된 우울증이 자주 재발해 대학병원 정신병동에 여러 차례 입원했다. 

가족 중에도 우울을 앓는 사람이 많았다. 

우울증은 삶에서 의욕과 열정을 앗아갔다.

“손과 발이 잘린 듯한 무기력에 빠지면”글쓰기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세상과의 통로가 닫힌 채 오랫동안 아프고 가난하고 외로운 은둔자로 살았다. 

밑바닥까지 내려앉는 날들 속에서 아픈 자신을 또렷이 자각하게 되었고, 차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도 터득하게 되었다. 

약 때문에 흐려지는 기억을 붙잡으며 어떻게든 매일 쓰려고 애쓰다 보니, 감사하게도 열정이라는 고귀한 감정이 되살아났다. 

2020년부터 일기처럼 쓴 이 글들은 오랜 고통에 대한 가감 없는 기록이자 삶을 향해 내딛는 가뿐한 한 걸음이라 할 수 있다. 

작가가 40일 만에 정신병원을 퇴원하는 날, 작가는 마치 복역을 마치고 세상으로 나가는 출소자처럼 마음을 다잡는다. 

평생 항우울증 약을 먹어야 하지만, 가진 것 없고 몸은 아프지만 행복하게 잘 살 거라고 말이다. 

크고 작은 세상일에 얽매이지 않고, 겁먹지 않고 살 거라고 이야기 한다.

극단적인 순간을 여러 차례 겪으면서도 작가는 행복한 삶을 향해 당당하게 걸어 나간다. 

그가 자신의 우울증과 괴로웠던 지난날에 대해 글로 쓴 이유는 그것이 스스로 살기 위한 치유의 과정일 뿐 아니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과 그들의 가족,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병에 대해 안다는 것과 모른다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알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다스릴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울증이 어떤 병인지를 제대로 알리고, 

우울증에 대한 개인과 사회의 인식이 

좀 더 성숙해지기를 소망한다. 

또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는 함께 용기 내어 힘든 날들을 잘 헤쳐 나가자는 우정 어린 마음을 전한다. 

오래전 작가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듣고 싶었던 말을 우울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다음 말을 들려준다. 

“나는 아프고 가난하고 외로운 은둔자. 가진 것 없고 몸은 아프지만 행복하게 살 것이다.” 와 

“무슨 일이 있었니? 말해봐, 다 들어줄게. 그리고 안아줄게.” 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