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별빛처럼 빛난 자들 - 20세기 한국사의 가장자리에 우뚝 선 이름들
강부원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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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원 저의『역사에 별빛처럼 빛난 자들』을 읽고

우리나라에서 성장과 이데올로기가 지배했던 지난 시대에는 영웅적이 이미지로 큰 업적을 내세워 자기 입지를 굳건하게 하는데 모든 힘을 쏟곤 하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에 반하는 세력들이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은 여러 어려움과 함께 약자로서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띠며 은은하게 빛나던 자들이 있었으며 나름대로 열심히 생활하면서 우리들에게 향기를 전하고 있었으니 자연스럽게 감동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띠며 은은하게 빛난 자들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은 경쟁주의에 매몰되고 황금만능주의로 혼탁했던 20세기 한국을 맑게 정화시켰다. 

공의로운 이상과 진취적인 사상을 품고 출세와 성공, 부와 명예보다 자유와 해방을 선택했다. 

사회, 문화, 예술, 교육 방면에서 활동하며 우리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다양한 감정이 피어오르게 했다. 

많은 이가 그들에게 의존했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했으니 어찌 보면 영웅적인 사람보다도 더욱 더 우리 보통 사람들에게 더욱 더 마음으로 큰 힘을 주면서 함께 아우르게 했던 진정한 우상으로 다가서게 했던 것이다.

이 책이 소개하는 스물여섯 명은 그렇게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시련을 잘 견뎌내며, 약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사회에 만연해 있던 어둠과 두려움을 몰아내고자 세상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금방이라도 꺼질 듯 한 작디작은 빛조차 밝게 반사하며 가슴속에 간직한 따뜻함과 아름다움으로 시련을 견뎌냈다. 

일상의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세상의 가장자리에서부터 세상의 가장 앞선 곳까지 발 벗고 나서 약자 곁을 지켰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들을 빛나게 했는가?

세상이 밝게 빛날 때 눈에 띄고자 하는 것이나 세상이 시커먼 어둠에 잠겼을 때 눈에 띄지 않으려 하는 건 어렵지 않다. 

현재에 발맞추며 시대에 순응하면 성공이 절로 찾아올 테니 말이다. 

하지만 세상이 빛날 땐 굳이 눈에 띄지 않으려 하고 세상이 어둠에 잠겼을 때 한 줌 빛이라도 되고자 자신을 내던지는 존재들도 있다. 

그들은 비록 이해받지 못했지만 빛난 삶을 살았다.

20세기 한국에서 그들은 괴짜 혹은 별종으로 불렸다. 

정립된 세계 질서에서 빗겨나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지키며 미래의 시간을 앞서 살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입신양명의 가치관으론 이해하기 어려운 삶의 궤적이다. 

정형화된 한국 사회에 그들의 자리는 없었다.

이 책은 말한다. 

스스로의 삶을 가꾸고 정돈하면서도 타인을 위해 희생과 헌신한 존재들, 척박한 길을 개척하며 수없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선 자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친 반짝이는 사람들을 더 이상 모른 체할 수 없다고 말이다. 

부디 우리네 보통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던 이들을 다시 들여다보며 조금이나마 용기와 위로를 얻길 바란다.

우리의 소소한 삶을 세밀하게 기록한 한국 근현대사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스스로 빛난 찬란한 별들을 소개한다. 세계 최고이자 조선 제일의 무용수 ‘최승희’를 비롯해 한국의 영원한 마돈나 ‘김추자’ 그리고 뮤지컬계의 대모이자 영원한 피터팬 ‘윤복희’ 등의 이야기가 우리를 반긴다. 

2부에서는 약자들의 편에 선 자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불의와 횡포에 맞선 한국 야구계의 영원한 불꽃 ‘최동원’, 흥남부두에서 미군 철수할 때 10만여 명을 피난시킨 ‘현봉학’, 이 땅에 내려온 노동자들의 예수 라 불리우는 아름다운 노동자의 이름‘전태일’이 눈에 띈다. 

3부의 경우 시련을 견뎌낸 존재들이 주를 이룬다. 

조선 최고의 대부호이자 문화재 수집가 ‘간송 전형필’, 한국 스포테인먼트 역사의 산증인 ‘김일’, 현대바둑의 패러다임을 바꾼 바둑의 신(神) ‘이창호’의 이름이 낯설지만은 않다.

누구나 빛나는 삶을 살길 원할 텐데, 이 책이 소개하는 인물들의 삶에서 약간의 힌트 또는 실마리 정도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사회의 어둠과 두려움을 몰아내고자 눈에 불을 켜고 세상 한복판으로 뛰어든 사람들이지만 저자는 이야기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스물 여섯 명의 인물들은 한낮의 뜨거운 태양으로 유명한 위인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은은하게 자신을 드러낸 밤하늘의 별빛으로 다정하고 친근한 이웃의 삶을 기록한 수기 정도로 친밀하게 읽혔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고 말이다. 

정말 마음으로 와 닿는다. 

역사도 결국은 우리의 소소한 삶을 세밀하게 기록한 이야기라고 한다면 이들의 삶도 바로 우리역사 한 페이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인물의 이야기가 책 한 권으로 기록이 되어도 다 훌륭한 기록이 되어 질 내용들이다. 

그런데 26명의 나름의 한국근현대사에 우뚝 선 이름들의 헌신적인 자신과 국가를 빛나게 하는 이야기들을 읽노라면 우리 역사의 흐름과 맞물려 시간가는 줄 모를 것이다.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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