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에게 가는 따뜻한 속도 - 삶에서 실천하는 교육 이야기
김병재 지음 / 비비투(VIVI2)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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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재 저의『너희들에게 가는 따뜻한 속도』를 읽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선생님의 솔선하며 실천적인 삶의 모습이라고 확신한다. 

솔직히 학생이 학교에 오는 것은 가정에서는 부모님, 학교에는 선생님이라는 듬직한 믿음체를 보고 왔는데 자신의 믿음을 얻지 못한다 했을 때는 엄청 커다란 실망감을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교사 시작부터 바로 그런 경험을 했었다. 

늦은 나이로 야간대학 공부를 하는 나에게 ‘천운(天運)’으로 주어진 교직을 이수하여 얻은 '천직(天職)' 첫 교사 부임으로 학생과 맞닿을 때 마주 친 학생들 모습은 너무 기운이 빠진 대도시 근교에 위치한 중학교 학생이었다. 당시 공부 잘하고 돈 있는 학생들은 대도시 안으로 다 전학 가버리고, 미처 그러지 못한 나머지 학생들만 남아있었던 의욕이 없었던 학생들로 구성된 아이들에게 공부 가르치기보다는 정신력 고취와 함께 학교생활 즐겁게 할 수 있게 하자는 자체가 커다란 고민이었다. 

그래서 결국 나 자신부터 몸으로 뛰어들어 앞장서기 시작하였고, 학생들 앞에서 또는 함께 생활했던 구 우선 학교에 1등 출근하여 전체 교실 칠판에 오늘의 좋은 말 한마디를 적어 학생들 정신력 고양에 힘썼고, 각종 학생들이 지켜야할 예절이나 자세 등을 캘리글씨로 어깨띠나 목걸이 표지판으로 만들어 직접 몸에 걸고서 다녔고, 손에 쓰레기통과 집개를 들고 정화활동을 행하였다.

아침 등교 시에는 교문에 나가 학생들을 인사로 맞이하면서 학생들과 가까이 하며 한 몸이 되려 노력한 것이다. 학급 학생들과는 일일교환노트도 시도하였고, 나만의 노하우 주특기인 캘리글씨로 만든 시험 필승 메시지와 생일 축하 메시지는 개인별로 일일이 만들어 직접 전달하였다. 

특히 어떤 사안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편지를 써오게 하였고, 편지를 써오면 이에 대하여 답을 하면서 서로 소통하면서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갖게 하였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역시 가장 기억이 남는 학생들은 많은 경우 가장 성적과는 관계없는 학생들이 성실하게 사회활동하면서 꾸준히 연락을 해오고 있다. 

역시 교사와 학생들 간의 가장 중요한 관계는 함께 하는 실천 속에 피는 서로의 마음을 읽고 따스함이 일며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진정한 사제관계가 학교 현장에서 널리 꽃피워났으면 하는 강력한 바람을 가져본다. 

가끔 교육현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나 안 좋은 기사들을 대할 때마다 예전 학생들과 함께 했던 한 사람으로서 아쉬움도 가져보지만 이 책의 호랑이 쌤같은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기에 흐뭇한 마음으로 힘차게 응원을 하게 된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호랑이 쌤’이라니? 

잘 통하긴 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예전과 달리 다 귀하디귀한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을 엄하게만 해가지고 잘 통할까 말이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 특별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호랑이 쌤이 아이들에게 손편지를 썼다! 

무려 스물 일곱 편이나! 아하! 요즘 편지 한 통 쓰기도 쉽지 않은데...

일단 대단하다! 역시 호랑이 쌤이시다!

이 정도 편지 쓸 정도면 반드시 그 이유가 있으시겠다!

편지 속에는 교육이 학생과 학부모의 삶이 되는 마음 읽기, 함께 성장하는 교육의 놀라운 비밀들이 가득 들어 있어 너무너무 좋았다. 

조금이라도 먼저 살아가는 어른의 책무, 삶에서 실천하는 교육 이야기. 책 속에서 입말체로 건네는 학교 현장의 갈등과 고뇌, 속 깊은 사랑은 참된 교육 철학이 무엇인지 알게 하고 서로 따뜻하게 다가가게 한다. 

‘1장 교사로 걷기, 2장 학생으로 걷기, 3장 교사와 학생 함께 걷기, 4장 교육, 삶으로 걷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다 연결되어 있다.

저자가 그랬듯이 우리 아이들을 세상에 잘 보내려는 교육 철학이 빛나게 전해진다. 

호랑이 쌤의 실천적 삶의 그대로를 교육현장에 고뇌와 성찰, 마음 읽기를 통해 진정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 본질과 방향을 위해 애쓴 흔적을 그대로 보여준 선생님께 무한한 존경과 함께 지금 하시고 계시는 박사 과정에도 혁혁한 성과를 얻어내시기를 힘차게 성원 보낸다! 

“아이들을 뚫어질 듯 직시하라고 강요된 요새, 똑같은 책상, 단 하나의 정답을 향해 애를 쓰는 것이 아니라 각 사람의 꿈, 아이들의 꿈이 향연이 되어 서로 어우러져야 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교실이겠는가.”(160p)

“교육은 결국 학생들을 보낼 준비를 해야 한다. 

학생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개성에 맞는 각자의 삶의 영역을 찾아가야 한다. 

이런 다양성은 학교 밖, 즉 사회라는 거대 공동체에 포함된다. 

결국에는 각자 다른 빛깔로 사회 공동체를 빛낼 것이다.”(2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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