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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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저의 『너 어디로 가니』 를 읽고

한국인의 지성이라 할 수 있는 특히 저자만의 독특한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는 최고 우리 지성다운 창조 아이콘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저자는 1962년에 출간, 60년간 한 번의 절판 없이 서점의 점두를 점해 온 명저 『흙 속에 바람 속에』가 시작이라면, ‘한국인 이야기’는 그 끝맺음이라 할 수 있다. 

저자가 이 시리즈의 집필을 시작한 것은 77세 때였다고 한다. 

암 투병 속에서 10년만인 2020년 시리즈의 첫째 권인 한국인의 ‘출생의 비밀’과 그 의미를 밝힌 『너 어디에서 왔니』를 출간했고, 그 이후로도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반복하며 주변의 걱정과 만류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집필을 꿋꿋이 이어왔다. 

그야말로 ‘시대의 지성’의 최후의 역작, 마지막 혼이 새겨진 책이다. 

그 두 번째 책인 『너 누구니』에서는 우리의 가장 오래된 미래, “젓가락” 그 안에 담긴 한국인의 유전자 암호를 해독하고, 세계와 미래로 나가는 거대한 문명론을 탐사하고 있다. 

저자 자신이 ‘백조의 곡’으로 여겼던,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저자 사후에 출간되는 첫 번째 유작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더 훌륭한 작품을 많이 창작할 수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저 세상으로 가셔 너무 아쉬움이 크다. 

세 번째 책으로 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를 그린 『너 어떻게 살래』에서는 인공지능과 한국의 미래에 대해 ‘AI 포비아’를 ‘AI 필리아’로 바꾸는 마법의 언어를 설파한다. 

무궁무진한 해박한 대한민국 대표적 지성인 이어령 교수의 계속적인 지적이 교양 작품을 계속 대할 수 없는 아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후에도 소멸하지 않는 지성의 불꽃놀이로 작품을 대할 수 있는 기회가 이어져 너무너무 행복하였다. 그것은 『너 어디로 가니』로 이어령 지적 대장정의 결정판, ‘한국인 이야기’네 번 째 책으로 나와 완간된 것이다. 특히 이 책은 한국인 이야기 완결 편으로 한국인의 정신에 각인된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트라우마 인 절망·저항·도전의 3악장 교향곡이 울려 퍼지는 격동 속의 서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어령. 호는 능소. 1933년생. 충남 아산 출생. 

우리 같은 전후 세대들과는 조금 먼 역사 속 이야기일 수 있지만 우리 민족 아니 우리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겪어왔던 삶들이기에 우리는 알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바로 그 이야기를 저자가 직접 겪은 삶의 이야기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의 고단했던 삶에서의 희망을 보게 된다. 

내가 막연히 알던 사실들에 대한 깨달음과 함께 알아감에 대한 희열을 느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특히 일제가 우리를 식민통치에 이용하기 위해 모든 것을 동원하는 가운데에서도 저자 나름대로 펼쳐가는 우리 민족의 단단한 한국 문화 풍경 이야기는 일제강점기의 어두웠던 과거를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열두 꼬부랑 고개 이야기를 통해 흥미롭게 풀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교수가 진단하는 시대와 사회와 정신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은 정말 대단할 수밖에 없다. 

역시 일제의 핍박과 억압 속에서 면면히 흐르는 한국인의 맥과 정신을 잇고 지켜내려는 교수의 논조는 읽을수록 우리의 정신을 파딱 일깨우게 만든다. 

특히 역사적 사실과 자신의 체험담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는 형식은 그 누가 읽어도 이 속에 푹 빠지게 만드는 큰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대한민국 영원한 지성이신 이어령 교수님!

일제의 부정의 트라우마를 교훈 삼아 과감하게 떨쳐 내고,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어디인지? 

이 책은 명확히 밝혀주고 있다.

“여행의 결과로 무엇을 얻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행의 과정 중에 보고 듣고 느낀 것이 인생의 알맹이가 된다.”(2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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