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위의 낱말들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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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신 저의 『달위의 낱말들』 을 읽고

‘어느 적막하고 쓸쓸한 밤, 당신이 그리워 올려다본 하늘에 희고 둥근 달이 영차 하고 떠올랐다.’고 하자. 

나 같으면 달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추스르며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는 정도의 단순한 생각을 했을 것만 같다. 물론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그런데 역시 74만 독자가 선택한 『생각이 나서』 작가 황경신의 이야기노트에 담긴 내용은 한마디로 감탄사와 함께 이런 표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너무 아름답다. 

저자는 이야기 한다.

“ 달은 무슨 말을 전하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달의 표면에 달을 닮은 하얀 꽃들이 뾰족 솟아 있었다. 

썩은 열매의 씨앗들이, 바람을 타고 달로 날아가, 꼬물꼬물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고 잎을 뻗고 꽃잎을 여는 중이었다. 

터지고 쫓고 오르는 것들, 버티고 닿고 지키는 것들이 거기 있었다. 

인연과 선택과 기적이 거기 있었다. 뭔가 다른 것이 되어. 

말랑하고 따뜻하고 착하고 예쁜 것이 되어.“(5p)라고 말한다. 

지구상에서 ‘썩은 열매의 씨앗들’이 달로 날아 올라가서 ‘말랑하고 따뜻하고 착하고 예쁜 것’이 되어 피어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우리의 언어도 이런 의미에서 바라본다면 한마디로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다. 

말랑하고 따뜻하고 착하고 예쁜 것들은 아픈 것에서 피어난다고 한다. 

그러니 아픈 것이 나쁜 것은 아닐지 모른다고...

우리의 주변에는 아픈 것들이 너무 많이 널려 있다.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관심을 두지 않고 방치할 경우에는 결국 시간이 지나더라도 바람을 타고 달로 올라간다는 설정을 한다. 

비록 지구에서 싹을 트지 못해 생명을 얻지 못했지만 달에 올라가서는 싹을 터서 환한 달을 기다려 어느 어둡고 깊은 밤, 우리는 고개를 들어 우리가 떠나보낸 아픈 것들이 꽃잎이 되어 

밤하늘을 빛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너무너무 아름다운 언어의 마술인 것이다. 

그래서 책 제목도 『달 위의 낱말들』이다.

이 책은 2부로 구성된다. 

1부 '단어의 중력'에는 내리다, 찾다, 터지다, 쫓다, 지키다, 오르다, 이르다, 버티다, 닿다, 쓰다, 고치다, 선택, 미래, 행복, 막장, 인연, 기적, 안녕, 원망, 공포, 몽매, 단순, 침묵, 미련, 소원, 연민, 고독, 재회 등 단어와 관련된 이야기를 통해 작가 독자들에게 말을 건네듯이 글을 펼치고 있다. 

다른 책에서 보고 느낄 수 없는 특별히 더 친밀한 감정을 느낄 수가 있다. 

특히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을 첨부함으로서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어 더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와 좋았다. 

2부 '사물의 노력'에는 작가와 얽힌 사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열편인 컴퓨터, 자동차, 오디오, 소파, 토끼, 전화기, 피아노, 카메라, 책, 청소기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에세이다. 

일러스트레이터 전지나의 감성적인 일러스트가 실려 있어 한층 더 풍부한 느낌을 자아낸다. 

항상 단어와 관련된 이야기, 사진, 일러스트와 함께 선보이는 작가의 글은 

우리 독자들에게 마음으로 더 큰 울림을 안겨 주기에 더 감동으로 다가온다. 

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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