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그리다
박상천 지음 / 나무발전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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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 저의 『그녀를 그리다』 를 읽고

나에게 아내는 정말 특별한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고, 내년이면 40년에 이르게 된다.

그간 부침의 많은 세월과 인고의 시간들이 있었건만 서로의 위함과 생각 속에 잘 버텨냄으로 극복해내고 오늘에 이르렀음을 순전히 아내 덕으로 돌리고자 한다.

우선 좋은 사람의 만남이다.

당시 말단 공무원으로서 힘들게 야간대학을 다닐 때 선배가 소개해준 다방에서 첫 만남에서 뭔가 통함이 그대로 꽂히게 되어 거침없이 이어지게 될 줄이아 그 누가 알았으랴!

처가 쪽에서는 대학을 나와 잘 나가는 손위 처남들이 여동생을 결혼시키기 위해 빤듯한 남자를 그 동안 수차례나 소개시켰으나 성사시키지 못했다 하였다고 하였다.

그런데 직장도 변변치 않고, 대학도 나오지 않은 집도 가진 것도 없는 나같은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었으니 처가 쪽에서는 난리가 났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운명적인 만남이며...

살 사람이 주인인 것을...

그렇게 세 번 만나 바로 단칸방에서 살림을 시작하였던 아내였고, 꾸렸던 가정이었다.

솔직히 정말 가진 것 없는 가운데 출발하였지만 성실 하나로 모든 것을 서로 서로 위해주고 생각해주는 마음으로 임하였다.

그러기 때문에 미약한 출발이었지만 점차로 조금씩 안정을 갖추면서 딸 3을 키웠다.

직장도 대학 졸업 후에 천직으로 생각한 교직으로 입문하여 우리 학생들과 함께 하면서 오직 한마음으로 열심히 임하면서 30 여년을 소신껏 임할 수 있었던 모든 공은 당연히 아내의 덕이었다.

또한 세 딸 중 두 딸이 출가하여 각 외손자를 두고 있다.

막내는 아직 미혼이다.

이렇게 무난하게 잘 성장하여 출가하여 외손자까지 볼 수 있게 한 공로도 역시 아내의 지극한 공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인생 후반부를 보내면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정성껏 챙겨주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도 더 열심히 아내의 모든 마음을 받들어 더 잘 하리라는 다짐을 해본다.

역시 우리가 첫 만남에서 서로의 속 이야기를 했을 때 진지하게 들어주던 그 첫 모습을 기억할 수 있다면 우리의 행복은 영원하리라는 마음이다.

난 이 시집을 꼼꼼이 읽으면서 우선 시인이 나와 나이가 같은 연배여서 동정심이 간다.

너무 일찍 좋은 세상으로 가버린 아내에게 깊은 조의를 드린다.

그래서 더더욱 마음이 여리어온다.

하지만 일찍 가버린 아내를 정성들여 시어로 만들어 선물할 수 있는 시인의 오직 한마음 최고 모습에 큰 박수를 보낸다.

우리 보통 사람들도 평생을 거의 함께 생활해오다가 갑자기 아내가 세상을 떠나게 되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물론 사람마다 받아들이고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르겠지만

역시 시인의 글 솜씨는 그렇게 곁을 지켰던 아내의 빈자리를 느끼고 있기에

그 안타까움이 더욱 절절하게 전달이 되는 듯하여 더욱 더 애처롭다.

30년을 함께 부부로 살아온 세월 이후에 갑자기 곁을 떠난 아내의 빈자리를 꾸준히 챙겨온 저자는 역시 시인답게 그녀의 빈자리 10년을 아내와 함께 했던 여러 일상들을 회상하면서 일기처럼 생생하게 적고 있다.

평소에는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와 마찬가지로, 언제고 내 곁에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아내의 빈자리가 더욱 큰 공허함으로 다가오는 듯했기 때문이다. 가정의 행복은 결국 짝꿍이 서로를 위해주고, 생각해주면서 만드는 것이라고 확신을 한다. 모든 가정의 무궁한 행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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