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비든 앨리 - 골목이 품고 있는 이야기
전성호 외 지음 / 바림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권성호 외4 저의 『포비든 앨리』 를 읽고

나 자신도 출생지는 전북 정읍 고부 입석리라는 농촌 마을이지만 중학교까지 성장하는데 그쳤다.

고등학교부터는 서울로 유학을 갔었고,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익산의 직장에 몸담으면서부터 도시에서 직장인으로서 근무를 해야 했었다.

군대를 가서 논산훈련소와 부산후반기학교, 춘천 철원의 자대 부대 근무를 거쳐 제대한 후 다시 정착한 곳이 광주라는 도시였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광주라는 도시는 나의 제2 고향이 되었다.

처음 홀몸으로 와 십 여 차례 거처를 옮기면서 살고 있는 고층 아파트의 6층에서 생활하고 있다.

44년이 지났으니 엄청난 도시발전의 변화 속도에 엄청난 개발이 이뤄져 예전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곳이 태반이다.

아직도 남아있는 부분적인 곳은 역시 기존의 골목을 간직한 곳들이다.

갖은 개발의 유혹의 미끼를 거부한 채 유구한 전통의 흐름을 간직하고 있는 골목의 모습들은 언제 보아도 그 모습 정겹게 느껴진다.

그래서 아직도 남아있는 골목길을 시간이 있을 때는 찾게 되는 것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당연히 한국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주요 도시에 산재하고 있는 무수한 골목들이 있다.

그 골목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을 것 같지만, 항상 변하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골목은 많은 변화를 겪으며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이 책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부산MBC 다큐멘터리 〈포비든 앨리〉 시즌2 에서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사진작가의 눈으로 만난 골목길을 만날 수가 있다.

그리고 연출을 담당한 PD 다섯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본 골목에 관한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어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프로듀서로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가졌던 익숙한 것부터 낯선 것까지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오랜 터전이자, 누군가에게는 낯선 여행의 장소인 골목, 그리고 골목에 살고 있는 사람들, 사진을 찍고 있는 사진작가와도 조우한다.

각기 고향이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 출신 사진작가들은 그렇게 우리나라를 삶의 터전 삼아 살아가고 있으며, 이 책에는 일곱 명의 사진작가가 찍은 정말 특별한 작품의 130여 점의 사진도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우리나라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청주, 경주, 제주, 광주, 목포 8개 도시의 아름다운 골목 풍경과 역사를 이야기한다.

그 풍경과 역사에는 도시의 이야기가 있고, 동네 이야기가 있으며 사람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 자신이 느끼는 전혀 다른 각 도시의 특별한 골목의 역사와 풍경과 현재 그곳 사람들의 구수한 이야기들, 거기에다가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이방인들의 눈높이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정경들에 홀딱 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마음과 자세로 이제는 그 어디를 가든지 우리 골목들을 사라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오늘 당장 가장 가까운 골목길을 찾아가리라!

아예 우리나라 어느 곳을 가더라도 일부러 이 책에 소개한 골목을 필수지만 그렇지 않는 골목을 찾는 고생을 하리라 속으로 품기도 하였다.

골목길의 구수한 정경을 통해 옛 어머니 같은 따스한 멋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아름다움을 가득 품으리라 다짐해본다.

부산골목길을 취재한 러시아의 한 포토 그래퍼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역사를 알고 싶어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삶 속에서 지난 것의 가치를 인정하며 소중히 여기기 위해선 역사를 알아야 하고요. 역사를 알기 위해서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를 배워야 하죠. 골목길을 따라 걸어보고, 사람들에게 묻기도 하고요. 우리들은 꺼리지요. 우리는 다가가지 않고 분을 바닥에 떨군 채 그냥 지나치죠. 겁내지 말고 거리낌 없이 따라가서 묻고 이야기를 나눠야 해요. 사람들은 인정 많고 친절하며 기꺼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거든요.”(45p-아냐스타샤 한-포토 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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