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라는 모험 - 미지의 타인과 낯선 무언가가 하나의 의미가 될 때
샤를 페팽 지음, 한수민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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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페팽 저의 『만남이라는 모험』 을 읽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만남이 없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사람은 결국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게끔 설계되어 있으므로 함께 더불어 관계 속에서 주고받으며 살아가도록 되어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보살핌을 통해 이끌어지듯이 운명적으로 누군가와 만남을 통해 자신을 더 넓게 높게 바르게 확장시켜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일생은 결국 만남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탐구의 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기나긴 과정에는 별의별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나 스스로 특별한 만남을 만들 수도 있다.

만남은 절대 고정적이거나 불변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혀 생각하지 않을 만남도 얼마든지 생활 속에 있을 수도 있다.

오히려 그러한 만남이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나 기회를 안겨주기도 한다.

어쨌든 만남은 사람을 변화시키게 하는데 특별한 체험을 주게 하는 최고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만남에 대한 소중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미지의 타인과 낯선 무언가가 하나의 의미가 될 때 만남이라는 모험이 빛을 발휘하게 된다.

이 중요한 만남에 대한 섬세한 탐구서라 할 수 있다.

작가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프로이트, 마르틴 부버, 레비나스, 사르트르, 시몬 베유, 알랭 바디우 등 20세기 철학자들의 빛나는 사유와 소설, 영화, 그림 등 다양한 프리즘을 통해 만남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사르트르, 피카소, 안나 카레니나, 알랭 바디우 등 철학과 예술과 문학을 넘나들며 풀어낸 만남에 대한 섬세한 탐구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지금껏 나 자신이 살아왔던 시간들 속에서 나에게 크게 영향을 주었던 여러 만남들을 돌이켜보게 만든다.

어린 시절 처음 만나는 초딩 친구부터 학창시절의 친구들, 젊은 시절의 사랑하는 사람과의 우연한 만남부터 강렬한 충격을 던져준 객지인 서울 생활에서 책과 만남, 강원도 철원 철책부대에서 전우애로 뭉친 군대에서 만남까지, 인간이라는 존재가 평생 경험하게 되는 모험의 중심에 ‘만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저자는 이때 ‘만남’과 ‘마주침’이 다름을 강조한다.

만약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만났을 때, 어떤 충격도 흔들림도 없다면 그것은 ‘만남’이 존재하지 않고 ‘마주침’만 존재한 것이다.

진정한 만남은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 분명한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어떤 만남은 우리로 하여금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강렬한 감정의 충격과 동요를 경험하게 만든다.

또 어떤 만남은 무너진 삶에 희망을 선사하여 다시 한 번 일어설 힘을 불어넣어주기도 하고, 또 어떤 만남은 내가 누구인지 고민하는 여정에서 가이드가 되어주기도 한다.

또 어떤 만남은 사물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발견하도록 해준다.

역시 나 자신은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 나의 시선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시선으로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영화를 보거나 뉴스를 들었을 때, 어떤 책을 읽었을 때 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 것만 같다.

타자 성을 경험하는 순간, 우리는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세상을 다른 눈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진짜 만남이 일어났을 때 우리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8가지로 분류하고, 이 흔적들이 우리의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여러 철학자들의 사유와 예술작품을 넘나들며 심도 깊게 살핀다.

만남은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내고 세상으로 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삶이라는 모험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내가 나 자신과 만나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만남이 반드시 필요하다.

진정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아닌 다른 존재와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만남의 의미와 가치를 알아볼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지적인 자양분이 되어준 작품들을, 우리 일상의 크고 작은 인연들을 그리고 우리의 삶 그 자체를 지금까지와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타인과 또는 예술작품이나 철학가와 작가나 책과의 만남 그 자체로 나 자신의 의미를 발견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현명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아울러 그 상대방과 함께 할 수 있는 바탕이 되어준다는 데에도 큰 의의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만남이라는 새로운 모험은 절대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 자신이 스스로 나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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