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이어령의 서원시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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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저의 『다시 한 번 날게 하소서』 를 읽고

나 자신 칠십이 다 되어 가지만 솔직히 아직도 생각이 많이 굳어 있고, 거의 대부분이 단순하기 짝이 없다.

깊은 사고는커녕 열린 마인드와 복합적인 사고에는 많이 미치지 못하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은 그 동안 축적되어 온 습관이 가장 중요한 적이 아닌가 생각한다.

무엇이든 쉽게만 얻고 해결하려는 아니 궁금한 게 있으면 끝까지 찾고, 어떻게든지 질문하고 하여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끈기를 가졌더라면 훨씬 좋은 습관을 지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또 하나 공부해 왔던 학교나 학창시절에도 그저 선생님 말에 그저 순종하는 착한 학생으로만 머물렀지, 왕성하게 질문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학생으로 기억이 전혀 남지 않았던 것이다.

바로 이런 후회스러움이 이어령 교수의 책을 읽으면서 절실하게 다가왔다.

우리 시대의 지성이면서 진정한 스승이신 저자가 아쉽게도 지병으로 더 좋은 세상으로 가셔 정말 아쉽다.

그 멋진 필력을 통해 우리 국민들에게 문화적 교양과 함께 뿌리를 깊숙하게 든든히 다지게 한 후에 훨훨 날게 하시게 해야 할 순간을 앞두셨는데 말이다.

저자는 누구나 마음속에 지닌 생각의 보석을 지니고 있다면서 사고의 틀 속에 갇혀있지 말고 생각의 보석을 캐내기를 권한다.

자신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뒤집어 생각하는 사고의 틀 깨기가 중요함을 여러 면에 걸쳐 강조한다.

세계적 석학들과 어깨들을 나란히 하는 비결을 묻자

“나는 내 머리로 생각한 것을 이야기하거든 그러니 전문가들이 못 하는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거지”라며 나만의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발상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옳든 그르든 ‘온리 원only one’의 사고를 하라”고 강조했다.

고정관념에 대해서도 상상력의 적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예를 들어 무지개는 일곱 색깔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무지개가 빨주노초파남보 일곱색깔이라고 한잖아? 어느 날 무지개가 떠서 세봤지. 그런데 내 눈에는 일곱 가지로 보이지 않아. 색과 색 사이의 어렴풋한 곳에 수천수만 개의 색들이 보였지. 무지개 색은 셀 수 없는 불가산 명사야”라면서 생사람을 잡는 고정관념으로 강화시키게 만드는 학교식 획일주의를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저자의 뽀빠이와 낙타의 신화, 낙타는 성경 속에서 운다, 세 마리 쥐의 변신, 달마의 신발 등 가벼운 에피소드를 시선으로 바라본 에피소드들은 정체성과 창조적 사고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사고의 틀을 깨고 한 단계 성장하는 발판으로 삼는 것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에서 시작된다고 담담하게 전하는 저자의 글을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

자신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뒤집어 생각하는 사고의 틀 깨기가 중요함을 여러 면에 걸쳐 강조한다.

『다시 한 번 날게 하소서』를 통해 고(故) 이어령 선생이 시를 쓴 지 14년 만에 새 책의 머리말로 만나는 시, 「날게 하소서」와 그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해설. 그리고 한국 문화의 원형들(아키타이프)이 담겨 있는 열세 가지 생각을 통한 마지막 메시지들은 귀한 의미를 깨우치게 하는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

14년 전 저자의 <날게 하소서> 서두 시에서

“덕담이 아니라 날개를 주십시오.

비상非常에는 비상飛翔을 해야 합니다.

독기 서린 정치인들에게는 비둘기의 날개를 주시고

살기 지친 서민들에게는 독수리의 날개를 주시고

주눅 든 기업인들에게는 갈매기의 비행을 가르쳐 주시고

진흙 바닥에 처박힌 지식인들에게는 구름보다 높이 나는

종달새의 날개를 보여주소서.

날게 하고서,

뒤처지는 자에게는 제비의 날개를.

설빔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공작의 날개를.

홀로 사는 노인에게는 천년학의 날개를 주소서.

그리고 남남처럼 되어가는 가족에게는 원앙새의 깃털을 내려주소서.”라고 하였다.

이 시에다가 저자는 온 국민이 똑같이 가졌으면 싶은 날개의 꿈으로 기러기들의 날개를 새롭게 추가한다.

기러기들은 자기 둥지를 지키기 위해서 우는 둥지 속의 새들은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대열을 지어 소리를 내는 그 경이로움을 갖는 새다.

“기러기들처럼 날고 싶습니다.

온 국민이 그렇게 날았으면 싶습니다.

소리 내어 서로 격려하고 대열을 이끌어가는 저 신비하고 오묘한 기러기처럼 날고 싶습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소리 내어 서로 격려하고 서로의 거리를 바꿔가는 저 신비하고 오묘한 기러기처럼 날고 싶습니다”하며,

‘이 절망의 벼랑 끝에서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갈 날개 하나씩을 달아주소서!’ 하며 14년 전의 시에다 저자의 귀한 서원을 추가한다.

얼마나 저자만의 멋진 비상인가!

모든 국민들이 자기만의 날개를 달고서 푸른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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