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 조지 오웰 서문 2편 수록 에디터스 컬렉션 11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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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저의 『동물농장』 을 읽고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념의 대립 현장에서 직접 맞서 싸우거나 날카롭게 대립하여 참여한 적은 없었다. 다만 우리나라가 남북의 분단 상황 하에서 육군으로 입대하였는데 보직 발령을 강원도 15사단으로 받아 철책부대 관할이었다.

중동부 전선의 철책 GOP부대의 대대 OP에서 근무하면서 북쪽의 북한군사구역을 쳐다보면서 똑같은 땅, 똑같은 사람인데 서로 총칼을 들고서 경비를 서야 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과연 정당한지 고심했던 적이 있었다.

허나 많은 세월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전혀 해결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남북한 당사자의 의지에 의한 일이기보다는 주변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영향력들이 너무 큰 상황이기 때문에 더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너무 기죽을 필요는 없다.

한반도의 주역은 바로 우리 국민이기 때문이다.

한마음 한뜻으로 모든 것을 이뤄가는 굳건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동물농장에 대해서는 예전에 대략은 알고 있었다.

시간도 많이 지났고 솔직히 내용도 많이 희미해졌다.

내 주변에서 눈에 많이 띄는 돼지를 보면서 갑자기 동물농장을 읽고 싶었다.

마침 조지 오웰이 동물농장 초판본의 서문으로 썼으나 책에 수록되지 않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공개된 글 <표현의 자유>와 1947년 우크라이나어판 서문을 수록하고, 전문번역가 김승욱이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한 최신판으로 나온 판형으로 보면 아담하지만 표지로 보면 특별하면서도 독특한 아티스트 작품의 글씨체와 동물의 모습에서 심상치 않은 작품 내용임을 예고하는 것 같다.

당대의 가장 훌륭한 언론인이자 ‘정치적 작가’로 20세기 영문학사에 영구한 흔적을 남긴 

조지 오웰.

그의 펜 끝에서 탄생한 역사상 가장 날카로운 풍자우화인 동물농장은 쉽고 명료한 문장 속에 블랙유머를 녹여낸 탁월한 문학성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

폭정에 맞선 혁명이 폭정만큼이나 끔찍한 전체주의로 변질해가는 과정을 그린, 선명하고도 잔혹한 코미디! 라고나 할까.

역사상 가장 날카로운 우화 소설의 무대가 마련된다.

학대와 과로에 지친 동물들이 농장 주인을 타도하고 농장을 점거한다.

그들은 수퇘지 메이저 영감을 필두로 열렬한 이상과 선동적인 구호를 내세워 진보, 정의, 평등이 실현된 이상사회를 이룩하고자 혁명을 감행한다.

마침내 인간들을 모두 몰아내고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라는 구호 아래 평등한 ‘동물농장’이 건설된다.

그러나 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주동자 돼지들은 읽고 쓰는 능력을 권력화해 특권을 누리는 교활한 엘리트 계급으로 변모한다.

그들은 인간의 악습을 되풀이하며 무자비한 통제와 공포정치, 혁명 이전보다 더 심한 착취를 일삼지만 다른 동물들은 그저 노예처럼 복종하며 절망과 고통스러운 삶을 인내할 뿐이다.

러시아혁명과 스탈린 시대, 독재 권력이 타락하는 과정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예리한 통찰을 작품 속의 동물들에 그대로 투영하였다.

저자는 짧은 생애지만 파시즘에 맞서기 위해 스페인 내전에 참여한다.

내전 중에 좌익 정당 내부 권력투쟁을 목격하고 환멸을 실제 느낀 경험 등 당시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권력과 이념에 맞섰던 양심적 지식인의 고뇌가 작품에 반영되었다 할 수 있다.

동물농장은 작가의 예리한 통찰과 풍자를 통해 문학의 정치적 목적과 예술적 목적을 융합해낸 걸작이라 할 수 있다.

늦게나마 나에게 가장 확실하게 각인되게 해준 새로운 김승욱 번역의 최신판 동물농장이야말로 멋진 만남과 체험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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