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명의 유산
장웨이 지음, 조성환 옮김 / 파람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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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웨이 저의 『도연명의 유산』 을 읽고

난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도연명이라는 인물에 대해 아는 것은 극히 단편적일 뿐이다.

그저 중국 역사에서 위진남북조시기에 활동했던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집권층의 기교를 부리지 않고, 전원으로 물러나 은거하면서 실제 체험을 작품으로 읊은 평담한 시풍이었기 때문에 당시의 사람들로부터는 경시를 받았지만, 당대 이후는 6조 시대 최고의 시인으로서 그 이름이 높아졌고, 그의 시풍은 많은 시인들에게 영향을 줬다. 주요 작품으로 《도화원기》,《귀거래사》등이 있다는 정도다.

하지만 이 책을 지은 저자인 장웨이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번이 처음이다.

『아주주간』 선정 ‘세계 10대 중국어문학’ 1위, 마오둔 문학상 및 국내외 70여 개 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손꼽히는 작가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바로 현대 중국의 대표 지성 장웨이의 예리한 시선으로 1600 여년의 시간을 넘어 과거 도연명의 현대적 의미와 진정한 가치를 발굴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저자가 2003년 9월에 개설한 만송포서원에서 도연명의 삶과 작품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것이다.

모두 7강으로 나누어 127개 키워드로 뽑은 도연명 관련 내용들은 저자의 번득이는 작가의 영감, 상상력과 추리력을 발휘하여 다양하고도 신선한 도연명 독법(讀法)을 제시하고 있어 당시 도연명 시대 또는 생활상으로 돌아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그 만큼 이 책은 저자와 함께 한 내용을 기록한 강연 원고를 다듬어 책으로 펴낸 것이기 때문에 일체 딱딱하지가 않은 점이 장점이다.

도연명 시인이 남기고 간 유산을 핵심 키워드를 뽑아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학술논문이나 학술서에서 흔히 채택하는 글쓰기 방식이 아니라,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손자, 손녀에게 속삭이듯 조곤조곤 얘기해주는 이야기체를 골라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대할 수가 있고 이해하기 쉽다.

아주 오랜 시간의 격차가 존재하지만 서로간의 영혼이 통하는 대화가 이뤄지는 최고 멋진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강연에서 동원하는 동서고금의 수많은 명사들과의 비교내용들이다.

한마디로 감동적이었다.

공자를 비롯해 노자와 장자, 굴원, 왕유, 소동파, 왕국유, 루쉰, 후스, 주쯔칭,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 워즈워스, 번스, 몽테뉴, 루소, 쇼펜하우어, 그리고 물리학자 호킹 등 무려 32명을 동원하여 도연명 작품과 비교 분석하고 이들의 공통점을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도연명 작품은 물론 이들 명사들도 아울러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특별히 함께 익힐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 많치 않은 시작품인데 불구하고 중국의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추앙받을 정도로 불리울 정도라면 분명 도연명 시인은 역시 위진남북조 분열시대의‘정글의 법칙’과 ‘문명의 법칙’의 모순을 온몸으로 뚫고 나온 은사문화의 상징으로 불리우며 중국에서 가장 위대한 시가를 탄생시켰다.

이 책 저자인 장웨이는 예민하고도 섬세한 필치로 지혜롭고 진실한 도연명을 우리 독자들에게 불러내 선물하고 있다.

그 덕분에 우리들은 이와 같은 멋진 시인과 대화를 들을 수가 있는 것이다.

도연명과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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