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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오아물 루 그림,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생텍쥐페리 저의 『어린왕자』 를 읽고
새해가 밝았다.
나이가 한 살 더해졌지만 마음으로는 오십 살을 빼고 싶다.
그러면 학생시절로 갈지도 모른다.
아니면 더 많은 나이를 빼버리면 어린 아이 시절로 가게 된다.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나 자신 행복한 사람이다.
바로 어린왕자 덕분이다.
그런데 올해는 실제 행복한 사람이 된다.
결혼한 큰 딸이 3월에 첫애를 낳고, 둘째 딸이 6월에 첫애를 낳을 예정이다.
그러면 나에겐 첫 외 손주가 두 명이나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할아버지로서 어린 외 손주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만 한다.
그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을 바로 어린왕자를 통해서 확실하게 할 수 있었다.
솔직히 지금까지 나의 생활은 나만의 눈높이에 맞춰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과의 만남도 그렇지만 모든 대화의 초점도 그러하였다.
특히 어린이들과의 만남이나 대화는 실제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간간히 이뤄졌다 하여도 어린이의 반응이나 뜻에 의한 대화가 아니라 어른 입장에서 몇 마디 던지는 말이 끝이었다.
그러니 어린이들이 흥이나 관심을 가질 리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 <어린왕자>의 저자인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 기념으로 중국 출신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오아물 루(Oamul Lu)’의 삽화와 국내 최고의 번역가 김석희 선생의 문장을 만나 더욱더 완성된 구성으로 발간된 멋진 책자를 모처럼 여유를 갖고 할애하면서 어린왕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말 그대로 나 자신이 마치 가슴이 찔린 듯한 그 동안 어린이들에 대한 무관심에 대한 혹독한 반성을 하였다.
역시 우리 어른들도 얼마든지 마음을 활짝 열면 아니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아이들 세계로 들어갈 수 있겠구나 하는 진리를 깨달았다는 사실이다.
곧 할아버지가 되는데 이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순수한 작은 행성에서 온 어린 왕자와 소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어린 왕자가 소행성 B-612를 떠나 여러 별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소중한 친구를 사귀고, 삶을 빛내어 주는 진정한 가치는 무엇으로부터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는지 깨닫는다.
그 과정에서 마치 수수께끼를 해결해 나가듯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는 어린 왕자의 모습은 너무너무 흥미 있으면서도 우리들이 미처 잊거나 잃어버린 중요한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끔 해준다.
작가는 독자들이 동심을 잃지 않고 모순된 욕망, 부조리한 체계, 공허한 허영심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꿈꾸기를 바라며 그에 대한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단순한 동화 같은 이야기 속에서 그런 격려의 메시지를 읽어낼 때 독자들은 비로소 내일을 살아갈 힘을 다시금 회복할 수 있다.
작년 한해 코로나19 여파로 모두가 힘들게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럴 때 가장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린 왕자의 동심의 세계가 담긴 따뜻한 삽화와 문장들이 삶에 지친 독자들에게 사려 깊은 위로의 선물이 되리라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하나 특별함은 책 말미에 어린왕자 불어판 원문이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비록 불어를 알지 못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은 분명 나에게 여러 의미를 갖게 해준 특별한 좋은 책으로 길이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