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 몽테뉴를 또 읽었습니다 - 살기 싫어 몽테뉴를 읽었습니다
이승연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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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저의 살고 싶어 몽테뉴를 또 읽었습니다를 읽고

한 권의 저작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저자만의 각고의 흔적을 다 바치는 과정을 볼 수가 있다.

바로 그러한 결과물이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고 독자들이 평가를 하지 않을까 한다. 요즘도 인생 후반부가 되면 자서전 등 지금껏 살아온 인생을 정리하기 위해 작품집을 만들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 목표를 향해 주변에서도 열심히 독서 활동 및 글공부 하는 모습들이 멋져 보인다.

자신의 더욱 빛나는 업적을 위한 멋진 작품집을 만들기를 기원한다.

이와 같이 보통 사람들의 작품집 말고 우리가 존경하는 훌륭한 작가와 책들도 아주 많다.

베스트셀러로써 세계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지금까지도 애독하는 그런 책들도 많다.

그런 책들은 그만큼 치열한 작가의 투철한 작품정신과 태도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 언급되면서 모델로 삼고 있는 몽테뉴와수상록작품집도 그렇다.

  '아무도 읽지 않는 책! 그러나 모두가 아는 책!'이라고 소개한다.

이 책을 대하기까지는 내 자신도 그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보통 이상의 의미 깊은 책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몽테뉴가 활동 당시의 환경이 종교 전쟁의 광풍이 휘몰아치던 절대왕정 시대였다.

내전으로 사회질서가 무너지고,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지배욕과 그것을 통해 얻는 자기 우월감이 팽배하던 그 시절, 몽테뉴는 1572년 집필을 시작해 20여 년이란 긴 세월 동안 자신의 모든 희로애락과 삶의 디테일이 담긴 수상록을 써내려갔다.

수상록의 원제는 '시험, 시도, 경험'이라는 뜻의 '에세(Les Essais)''에세이'라는 글쓰기의 원조이다.

말하자면 수상록''라는 존재를 제대로 알기 위한 몽테뉴의 치열한 시도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시도를 통해 '자신을 잘 이해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길이요, 세상을 이해하는 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바로 이런 치열한 작가적 양심과 활동으로 자기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되 자기 평가는 신중하게, 표현은 양심적으로 한 몽테뉴였다.

그는 "자기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악덕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일갈한다.

바로 저자가 가장 힘들었을 때 느꼈던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거대한 질문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기하고 싶었을 때 몽테뉴의 에세를 만났다.

만난 작가와 작품에서 바로 자신 인생의 변화를 경험하고, 몽테뉴와 같은 방식으로 날카롭고 철저하게 자기를 들여다보며 자기만의 '에세'를 쓴 기록이 바로 이 책이다.

숨 쉬는 공기처럼 매 순간 우리 곁에 있으나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삶과 죽음의 의미, 고통(시련)과 행복의 상관관계, 출세에 대한 세속적 가치, 늙는다는 것, 탐욕과 품격, 신앙 등에 관한 몽테뉴의 글에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 번득이는 혜안이 가득하다.

특히 저자의 글이 소개되기 전에 몽테뉴의 관련 '에세' 글 그대로가 전하며, 수백 년 전 몽테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갔는지 그의 일상의 편린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가질 수가 있다.

좋았던 것은 저자만의 솔직한 인생편린의 모습들이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곧 총선거가 다가온다.

한때 정치권에서 일을 했던 저자로서 언급한 내용이었다.

정치인의 사적 자아를 정성스레 보살피라고 충고하는 말이었다.

 "사적 자아가 강한 자들은 평범함과 범속함 속에 삶의 진리와 변치 않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안다"(85p) 이다. 

공적 자아는 언제든 업무와 지위에 따라 변할 수 있고 나이가 들면서는 크기가 줄어들 수 있으며, 은퇴 후에는 아예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명심했으면 한다.

어쨌든 우리 독자들도 이 책처럼 몽테뉴 '에세'와 저자 '에세'를 참조하여 자기만의 '에세'를 작성하는 도전을 해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다.

활력의 봄을 맞이하는 너무 멋진 선물이 되리라 확신한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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