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 - 소외된 영혼을 위한 해방의 노래, 라틴아메리카 문학 서가명강 시리즈 7
김현균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일시품절


김현균 저의 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를 읽고

우선 좋은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너무 좋다.

특히 우리 나라 최고대학인 서울대학교를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 강의, ‘서가명강시리즈를 통해 좋은 강의를 계속 만나기 때문이다.

이번 만난 여섯 번째 강의도 쉽게 만날 수 없는 내용이다.

문학관련 내용의 시분야로 소외된 영혼을 위한 해방의 노래, 라틴아메리카 문학 편이다.

문학 분야는 소설, 수필, 희곡, 시 등이 있지만 역시 정수는 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국내 시와 함께 영미 시 정도 알고 있지 라틴아메리카 시는 솔직히 생소하다.

특별히 전문적으로 이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 외에는 더더욱 그러하리라 생각한다.

라틴아메리카는 33개의 독립국과 한 개의 준 독립국으로 구성된 지역으로 문화적, 역사적 동질성이 두드러지는 동시에 다양성과 혼종성의 공간이기도 하다.

메스티소라 불리는 혼혈인, 흑인문화의 영향, 흑인과 백인의 이원화된 문화 지형, 백인문화권, 히스패닉의 라티노 공동체 초국적 영역 등의 모습에서 정체성과 통일성이 무엇인지 참으로 어렵기만 하다.

당연히 문학도 이름 없는 변방에서 세계를 향하게 되고, 주변부 문학에서 중심부 문학으로 이동하게 된다.

파블로 네루다는 칠레에 대해 "길을 가다 아무 돌멩이나 뒤집어 보라. 시인 다섯 명이 기어 나올 것이다."(P.36) 라고 했다는데 실제로 노벨 문학상을 두 명이나 배출한 칠레이니, 라틴아메리카 대륙이 이토록 시 문화가 풍요로운 곳이란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교수이자 국내 최고의 라틴아메리카 문학 연구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김현균 교수의 문학 강의를 바탕으로 엮은 책이다.

저자인 김현균 교수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에 부임한 이후로 지금까지 20여 년간 라틴아메리카의 현대시와 현대소설을 연구해왔다.

지역적인 동시에 보편적이고, 서구적인 동시에 반서구적인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궤적을 좇으며 국내의 문학 담론을 살찌웠다.

1부에서 라틴 아메리카의 문학을 전반적으로 소개한다.

1부의 내용을 통해 괴테가 정립한 세계문학 개념으로 유럽의 문학이 중심이 되고, 라틴아메리카의 시는 변방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되는 바람에이는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시인들에게 이 주변인의 의식이 상실감과 공허감을 남겼다는 사실이다.

이 의식이 작품으로 표현된다.

2부에서 5부까지는 모두 4명의 시인들을 소개하고 있다.

스페인어의 혁명가이자 근대시의 선구자 루벤 다리오’, 삶의 한가운데서 인간의 슬픔과 고통과 절망을 뜨겁게 호흡한 파블로 네루다’, 가난도 병도 정치적 핍박도 재능을 잠재울 수 없었던 천생 시인 세사르 바예호’, 안티 정신으로 무장한 이단아이자 저격수 니카노르 파라이다.

이 책에서 다룬 4명의 시인은 라틴아메리카 문학사에서 눈부신 성공을 이뤄낸 주인공들이다. 환상과 현실, 이성과 비이성의 경계를 넘나들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췄다.

비애로 넘치는 현실을 절제된 시어로 빚어낸 걸작들을 따라 읽다 보면 고통에 찬 세상과 슬픔에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당시의 라틴아메리카 사회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어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었다.

우리의 마음을 울리고 영혼에 와 닿는 시는 고난이나 어려움 같은 삶의 극단에서 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쉽지 않은 시, 특히 라틴아메리카 4명의 위대한 시인의 삶과 시를 일고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너무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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