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김삿갓 - 바람처럼 흐르는 구름처럼
이청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이  청의 『소설 김삿갓』을 읽고

방랑시인 “김삿갓”하면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을 한다. 특히 이곳 전라도 광주 지방에서는 더더욱 그런 것 같다. 무등산 기슭에 제 4수원지 옆에서는 청풍 쉼터가 있는데 이곳에는 김삿갓 김병연 시비가 건립되어 있고, 광주 인근인 화순 동복에서 일생을 마감한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생지가 한양, 영월이고, 전국이 방랑의 생활권이었겠지만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이 이곳 전라도였기 때문에 더 관심과 함께 애착이 가는 인물인 것이다. 그리고 더더구나 그 당시 조선 후기 세도 정치 하 시기에 있었던 농민들의 가장 어려웠던 상황 하에서 각종 농민의 봉기가 일어난 시점이어서 더 마음이 아픈 것도 사실이다.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농민 봉기 중에서 가장 큰 규모가 바로 서북 지방에서 일어난 홍경래 난이었고, 이 홍경래 난을 진압하는 가운데 가산 군수 정지는 열심히 싸워 전공을 얻었는가 하면, 선천 부사였던 김익순은 투항을 하여 이루어진 사건인 것이다. 그러나 결국 정주성 싸움에서 관군에게 패하게 되면서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때 강원도 영월 지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김병연은 식년시를 위한 영월 향시 백일장에서 시험을 보게 되었는데 시제가 바로 홍경래 난과 관련된 ‘정지의 충성과 김익순의 반역에 관한 내용을 논하라는 것이었다.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김병연은 자기 소신껏 정지를 옹호하고, 김익순을 역적으로 비방하는 방식으로 써내려가서 결국 장원을 얻게 된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 어머니의 실토로 자기가 그렇게 역적으로 비방했던 김익순이 자기 조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때부터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마음속에서 과거를 보거나 벼슬에 오르려는 모든 목표를 버리고 결국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방황하는 것이었다. 금강산을 시발로 하여 유랑에 나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당시의 조선 전국은 세도가들의 막강한 권력을 기반으로 세도가들에게 돈을 바치고 아첨을 잘하는 양반들의 득세와 탐관오리들의 각 종 농민들에 대한 세금 수탈 등으로 어려운 생활고가 높을 때였기 때문에 밥 한 술 그냥 얻어먹기가 쉽지 않았던 어려운 시기였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놀라운 시심(詩心)으로 주변 사람들을 놀랍게 만들어 버리는 시구(詩句)들은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膾炙)되면서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될 정도가 되는 것이다. 금강산을 포함하여 전국의 여러 지역을 아무 가진 것 없이 유랑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으로 견디어 나가면서 시구를 통해서 복수를 해주는 통쾌한 모습은 글을 읽는 모두에게 아쉬움과 함께 유머스러움도 주기 때문에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역시 우리 사람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시대를 잘 만나서 풀어 나가야 되는 운명적인 존재라는 것을 느끼는 계기도 되었다. 난고 김삿갓의 김병연이 갖고 있는 천재적인 문재(文才)의 끼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 능력을 전혀 펼치지 못하게 된 그 당시의 상황이 정말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 유랑하면서 많은 작품들을 남겼을 텐데 아쉽게도 그 작품들이 전부 남겨지지 못하고 너무 일찍 가버린 것에 대해서도 애통함이 앞서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어려운 상황의 여건 속에서도 당당하게 후세 사람들에게 기억나는 인물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인생 역정은 정말 불우하긴 하였지만 그렇게 일생을 보낼 수밖에 없는 너무나 아쉬운 역사적인 비극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지금도 시간이 나면 가끔 가보는 청풍 쉼터의 난고 김병연 김삿갓 시비를 볼 때마다 느끼는 내 자신의 감정은 진실로 아쉬움이 많이 작용하는 것만 같아 더 보고만 싶어지는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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