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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에 흩날리고 강을 따라 떠도는
박애진 지음 / 답(도서출판) / 2019년 1월
평점 :
박애진 저 『바람결에 흩날리고 강을 따라 떠도는』을 읽고
역시 소설은 흥미롭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이 들다.
그래서 작가는 위대하다.
존경스럽다.
어떻게 작품을 만들어내는지 궁금하다.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은 생각 자체가 되지 않는데 그걸 가지고 이렇게 책을 만들어 낸다.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와 함께 느낌,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어쨌든 좋은 시간을 가졌다.
작가의 여행가 연작의 세 번째 작품이자 첫 장편소설이다.
낯선 곳을 떠도는 여행가들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더욱 더 관심이 가는 주제였다.
최근 여행이 붐을 이루고 있다.
완전 생활 속으로 들어 와 있다.
그 만큼 여행은 이제 일상사가 되었다.
그리고 가까운 지역은 물론이고 국내 여행, 아니 세계 곳곳의 여행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여행 중에 노트와 펜을 갖고 다니면서 그때그때 느낌이나 내용을 바로 적거나 여행을 다녀와서 전반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여행 기록이다.
내 자신도 꼼꼼하게 작성하여 나름대로 보관해야 한다면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벌써 수십 년이 되고 있다.
참으로 자기 자신을 다스린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느껴본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이 여행가와 여행기록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흥미롭게 작품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너무 재미가 있다.
내 자신을 많이 일깨우게 한다.
이 작품은 두 가지 설정과 원칙에 기대어 간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데, 첫째는 이야기 속 세계에는 여행가, 여행가를 후원하는 영주와 부유한 상인, 글을 모르는 보통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다음은 이야기 속에서 이름이 나온 인물은 어떤 식으로든 역사에 이름이 남은 사람이고, 이름이 나오지 않은 자는 무명으로 사라진 사람이라는 점이다.
소설 속 세계에는 두 개의 큰 축을 두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나는 한곳에 머물지 못하는 천형을 타고난 한 사람이 악연인지 인연인지 모를 남자를 만나 모진 풍파를 겪다가 결국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여행기를 쓰는 여행가가 되는 과정이다.
또 다른 하나는 얼떨결에 여행가가 된 젊은 여행가가 세상에 다시없을 위대한 여행가를 만나면서 듣게 되는 미지의 황금의 섬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금이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고, 강물에 섞여 흐른다고 사람들이 믿고 있는 황금의 섬을 직접 다녀왔다는 늙은 은퇴 여행가인 엘야르히무의 여행담을 통해 인간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허구의 세상을 동경하며 헛된 망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깨달아갈 수 있다.
가장 교훈적인 말은 마지막에 열어 본 편지의 내용이었다.
"다른 이와 너를 비교하지 말아라.
위대해지거나 길이 남을 여행기를 써야 한다며 네 발걸음을 무겁게 하지도 마라.
영주의 정원에서 정원사가 공들여 가꾸는 데이지도, 돌보는 이 없어도 알아 피고 지는 채송화도 모두 한 송이 꽃이다.
사람이 늙듯 산도 언젠가 깎이고, 강물도 흐름을 바꾼다.
여행가는 그 찰나를 종이에 담는 자일 뿐. 어떻게 써도 풀꽃 하나보다 초라할지니. 바람결에 흩날리는 풀씨처럼, 강을 따라 떠도는 낙엽처럼 그리 걸어라."
정말 얼마나 멋진 교훈인가?
자기만의 독특한 자아 관에 입각한 느낌을 솔직담백하게 그려내면 가장 멋진 여행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의미 깊은 소설을 읽을 수 있이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다.
곧 시간을 내어 나름대로 멋진 여행을 가서 독특한 여행기를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