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내가 말하는 가벼운 철학책은 내용이 비어있다는 의미의 책이 아니다. 엄밀한 칸트나 헤겔의 철학체계나 알 수 없는 수많은 개념이 등장해서 머리를 아프게 하는 책이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철학책이라는 의미다.


알라딘에서 철학 일반 카테고리에서 검색한 책 중에 읽고 싶은 책을 골랐다.

(회슬레의 책이 들어갔으므로 다 가벼운 책은 아니다.)


어쩌면 이러한 책들이 왜 철학이 필요한지에 대한 방증일 수도 있겠다.


먼저 자기배려의 철학. 이 책은 푸코의 '자기 배려' 개념에서 힌트를 얻어서 각 철학자들에 대한 저자의 접근을 보여준다. 저자의 이력이 특이하다. 철학을 하면서 자가 자신을 바꾸는 일이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어떤 방향으로 변해가는 지 궁금하다.


철학 주식회사! 내가 판매감각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샤를리 엡도의 필진이 그린 책이라 광고했겠지만...

전에도 이 필진이 저술한 <세계철학 백과사전>을 구매하고 흡족했다. 난 누군가를 신성시하는 철학에 괜한 반감을 가진다. 만약 자신이 전공하는 철학자나 숭배하는 철학자를 이렇게 그려놨으면, 분명히 화낼 만한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약자에 대한 풍자라면 폭력이겠지만, 철학사에 굵직하게 오른 인물들을 이런 식으로 묘사하는 것은 풍자 맞는 것 같다.

푸코의 위치를 보아하니 직급 2단계 정도인 듯 하다. 철학자만으로 회사를 꾸린다면 분명 곧 망할 같다.

그리고 이 필진들도 무슨 생각으로 소위 약빤 책들을 계속 내놓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건 병맛 철학 오타쿠 책이다.



그리고 철학 사상사에 관한 책들을 2권 골랐다.


이름은 많이 들어본 듯한 회슬레의 독일 철학사, 그리고 서양근대종교철학이다.

비종교인인 내가 종교철학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순전히 증명형식이기 때문이다.

왜 신을 변호하기 위해 논리적 모순들이 분명히 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신이 존재한다는 그 전제를 공리로 가정하고 해결하는 지 이해할 수 없지만... 아무튼 서양철학에서 기독교에 대한 이해를 빼놓는다면 중요한 흐름을 놓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11월 이후로나 읽게 될 책들이다.


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서양근대종교철학
서양근대철학회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40,000원 → 38,000원(5%할인) / 마일리지 2,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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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철학사- 독일 정신은 존재하는가
비토리오 회슬레 지음, 이신철 옮김 / 에코리브르 / 2015년 1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6월 28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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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주식회사- 미생 플라톤의 직장생활 체험기
샤를르 페팽 글, 이나무 옮김, 쥘 Jul 그림 / 이숲 / 2015년 3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6월 28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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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배려의 인문학- 중년 은행원의 철학, 문학, 글쓰기 창구
강민혁 지음 / 북드라망 / 2014년 7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6월 2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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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에 대한 연구 성과를 모은 논문집은 곳곳에서 나오는 중이다.

믿고 보는 The Cambridge companion to Foucault도 좋은 책이지만 아쉽게도 푸코의 색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푸코의 콜레주 드 프랑스 강의록이 올해에도 나오는 실정이므로 그간의 푸코의 나름 최신의 저작을 반영하지 못했다(신기하게도 1973년 강의록인 '처벌 사회'가 1975년 발간된 '감시와 처벌'보다 최신 저작이다. 2013년에 발간되었기 때문이다).


 구관이 명관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푸코 사유를 넓게 이해하려면 최신 저작이 반영된 논문집이 필요하다. 

고작 몇 년 본 짬으로, 이런 추천을 하기도 머쓱하지만 <A companion to Foucault>(2013)은 어쨌든 푸코 사상의 곳곳을 균형있게 연구한 논문집이다.


나로서는 요하나 옥살라가 생명권력과 통치성 개념과의 연관을 밝힌 논문, 그리고 Paul Alberts가 쓴 푸코의 자연과 환경 개념에 대한 논문이 이 책에서 필요한 부분이다. 나머지 부분들도 궁금하기도 하고, 주제도 다 흥미롭다. 각 논문 저자들은 이름 한 번 들어봤을법한 푸코 연구자들이 상당수다. 내가 좋아하는 콜린 코든의 글도 있고, 추천할만한 푸코 연구서로 뽑히는 <미셸 푸코, 구조주의와 해석학을 넘어서>의 저자 중 하나인 폴 라비노우의 글 역시 실려있다.


단점은 가격이다. 비쌀 줄은 알았지만 푸코 렉시콘이 15만원하는 데 비해 10여만원 더 비싼 25만원쯤 한다.

가난한 학생은 도서관에 있는 책을 고이 빌려보고 있다.

아마존에 검색해도 목차가 안나오므로 여기 붙여넣기 하겠다.


말과 사물에 관한 글과 Foucault;s normative epistemology, Foucault’s Ontology and Epistemology of Ethics 등도 재밌을 것 같다. 


자료는 풍부해서 다 읽지도 못할 것 같지만 어쨌든 이제는 한 글자라도 적을 시기다.


Table of Contents

Notes on the Editors and Contributors ix

List of Abbreviations xiv

Introduction 1

Part I Landmarks 9

1 Chronology 11
Daniel Defert

2 History of Madness 84
Colin Gordon

3 The Order of Things 104
Patrice Maniglier

4 On the Powers of the False: Foucault’s Engagements with the Arts 122
Joseph J. Tanke

5 Discipline and Punish 137
Alan D. Schrift

6 Reading The History of Sexuality, Volume 1 154
Richard A. Lynch

7 From Resistance to Government: Foucault’s Lectures 1976–1979 172
Paul Patton

8 Foucault’s Untimely Struggle 189
Paul Rabinow

Part II Knowledge and Critique 205

9 Foucault’s Normative Epistemology 207
Linda Martín Alcoff

10 Foucault and the Freudians 226
Wendy Grace

11 Foucault on Critical Agency in Painting and the Aesthetics of Existence 243
Michael Kelly

12 Foucault on Kant, Enlightenment, and Being Critical 264
Marc Djaballah

13 Making History 282
Christopher Falzon

Part III Power and Governmentality 299

14 Power, Resistance, and Freedom 301
Jon Simons

15 From Biopower to Governmentality 320
Johanna Oksala

16 Power and the Subject 337
Amy Allen

17 Power, Politics, Racism 353
Brad Elliott Stone

18 Foucault, Religion, and Pastoral Power 368
Jeremy Carrette

19 Space, Territory, Geography 384
Jeremy W. Crampton

Part IV Sexuality, Gender, and Race 401

20 Toward a Feminist “Politics of Ourselves” 403
Dianna Taylor

21 Infamous Men, Dangerous Individuals, and Violence against Women: Feminist Re-readings of Foucault 419
Chloë Taylor

22 Foucault’s Eros: For an Ethics of Living in Biopower 436
Lynne Huffer

23 The Missing Link: Homo Economicus (Reading Foucault and Bataille Together) 454
Shannon Winnubst

24 Genealogies of Race and Gender 472
David-Olivier Gougelet and Ellen K. Feder

Part V Ethics and Modernity 491

25 Foucault’s Ontology and Epistemology of Ethics 493
James D. Faubion

26 Foucault, Subjectivity, and Technologies of the Self 510
Mark G. E. Kelly

27 The Formation and Self-Transformation of the Subject in Foucault’s Ethics 526
Colin Koopman

28 Foucault, Nature, and the Environment 544
Paul Alberts

Appendix 562

Michel Foucault’s Shorter Works in English: Bibliography and Concordance 562
Richard A. Lynch

Index 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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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으로 글쓰기 입문 - Third Edition
A. P. 마티니치 지음, 강성위.장혜영 옮김 / 서광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철학적 글쓰기를 목표로 하는 이에게 꼭 필요하며 적절한 정보를 줌. 그러나 별 세개인 이유는 실체가 본질, 정서가 열정으로, 이차 문헌이 이차 문학으로 번역되어서 뿐만은 아니다... 역자는 철학서 번역 경험이 적은 거 같다. rule을 왜 굳이 공식으로 번역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냥 규칙으로 해도 되는데.
책의 백미는 3장 철학적 에세이에 대한 구조. 저자의 간간한 유머도 좋았음. 데카르트 <성찰>에 대한 에세이를 쓰려는 학생의 의식의 흐름을 기술한 235쪽을 꼭 읽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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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정치에 관한 푸코 책은 안 읽고 이를 주제로 자신의 이론을 발전시킨 이들의 이론만 깔짝대고 있는 것 같다;; 아...


논문을 제 시간에 쓰고 정리하고 검토하려면 하루에 논문 2개는 읽어야 할 듯 싶은데;;;


아무튼 그런 와중에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제국의 게임>


네그리-하트의 <제국>에서 나온 이론을 바탕으로 디지털 게임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을 기술하고 저항을 목표로 하는 공동체 개념을 연구한 책이다.


그 중 생명정치(이 책에는 그 역어는 생체정치로 기술된 듯 하다;;)에 관한 장도 있다.


5장인가 6장이 생체정치와 행위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며, '아제로스'라는 말도 나온다.

통치술이 무엇인가를 게임을 통해서 공부하면 연구자로서는 재미와 공부를 동시에 잡을 것 같다.



책도 흥미롭지만 게임을 하면서도 매우 생산적인 결과물을 내놓은 저자의 연구자로서 절제된 삶에 감탄 중이다ㅎㅎ



직관적으로도, 게이머들의 강한 집념이나 정서를 고려한다면, 공동체의 단결력에도 도움될 듯 하다.


저항을 떠올리니 호드의 스랄이 생각나니... 이는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


현재 다지원에서 나온 책들 중 가장 끌리는 책이다.


당장 읽고 싶은 마음이 강하지만 우선 해야할 게 산더미지만 곧 읽게 될 듯 하다.


비디오게임은 전 지구적 미디어 문화의 핵심적인 부분이 되었다. 이제는 매출 규모나 영향력에 있어서 할리우드에 필적하는 산업이다. 또 비디오게임은 더 이상 10대 남성들의 하위문화에 한정되지 않는다. 오늘날에는 전 세계의 성인들이 비디오게임을 즐긴다. 하지만 그것은 기업의 착취와 군대 모병의 주요 현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제국의 게임』에서 닉 다이어-위데포드와 그릭 드 퓨터는 <세컨드 라이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그랜드 테프트 오토> 같은 비디오게임과 가상 환경 들에 대해 급진적인 정치 비평을 제공한다. 이들은 이와 같은 게임들을 마이클 하트와 안또니오 네그리가 이론화한 21세기 초자본주의 복합체인 ‘제국’의 전형적 매개체로 분석하고 있다. 

저자들은 가상게임 행위가 부상해 온 과정을 추적하고, 제작자들과 이용자들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며, 게임과 실제 간, 육체와 아바타 간, 스크린과 거리 간의 관계를 묘사한다. 도덕적인 공포증과 경박스런 열광 모두를 거부하며 이 책 『제국의 게임』은 어떻게 비디오게임이 전 지구적 자본의 문화적·정치적·경제적 힘들을 구체화시키며, 동시에 그에 대한 저항의 수단도 제공하는지를 보여 준다.

한국어판 서문 9

서문 제국 시대의 게임들 18 

유희자본주의, 밀리테인먼트, 그리고 디지털 저항 18
놀이 공장 26
제국 이론 33
놀기 좋아하는 학자들 42
제국의 게임들 52
“핏빛으로 물든 하늘” 61

1부 게임 엔진 : 노동, 자본, 기계 64
1장 비물질노동 : 비디오게임과 노동자의 역사 65 

노동계급 영웅 65
자정 현상 71
당신은 이제 곧 잡힐 것이다 78
신인류의 미디어 85
여성되기? 93
놀이노동력 103
다시 일터로 : <스페이스워>에서 기능성으로 112

2장 인지자본주의 : 일렉트로닉 아츠 122 

“이에이 : 휴먼 스토리” 122
인지자본주의 125
소프트웨어 : 퍼블리셔 권력 128
지적 재산 : “매든은 어디에 있나?” 138
세계 시장 : 차이들의 놀이 147
코그니타리아트 : 일렉트로닉 아츠의 인력 구성 155
갈등 : 크런치 타임 167
<뮬>이 반격하다 179

3장 기계적 주체들 : <엑스박스>와 그 라이벌들 186 

한때 기계가 존재했다 186
기계란 무엇인가? 187
기술적 기계 : 콘솔의 혈통 190
기업기계 : 트로이의 목마 196
타임머신 : 잉여가치 202
기계 주체들 : 하드코어[중독자] 208
전쟁 기계 : 유목하는 게임이용자들 216
기계 전쟁 : 세 개의 왕국들 221
제국적 콘솔들 230

2부 게임행위 : 가상적인/실제적인 236
4장 일상화된 전쟁 : <풀 스펙트럼 워리어> 237 

시퀀스 237
일상적인 전쟁 241
마임-넷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 연구소> 243
전방위적 지배 247
제키스탄에서의 임무 250
1인칭 사색가 253
알파, 브라보, 탱고[표적물] 255
무장된 시야 259
전쟁은 평화다 262
HA2P1PY9TUR5TLE : 쇠퇴와 붕괴? 265
“모든 사람이 장군이다” 271
표적물들이 게임을 얻다 275

5장 생체권력 행위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82 

생체권력과 축적 284
인조적 세계 286
아제로스 : 통치 기술 290
중국 : 지구를 흔들다 300
골드 : 거대 축적 308
골드 경작자 : 이주 노동자 317

6장 제국적 도시 : <그랜드 테프트 오토> 335 

대도시적 핵심어구 335
도덕적 공황에서 루도드롬으로 337
바이스 시티 : 신자유주의적 도시주의 343
산 안드레아스 : 인종화된 공간 354
리버티 시티 : 범죄자의 도시 364
부패한 도시들, 냉소적인 게임들 379

3부 새로운 게임? 387
7장 다중의 게임 388 

길거리 게임 388
다중과 미디어 392
대항행위 399
불협화된 개발 404
전술적 게임 410
정치체 모의실험기 415
자기조직화된 세계 420
소프트웨어 공유지 428
결론 : 신기한 장치 437

8장 대탈주 : 메타버스와 광산 443 

메타버스 443
유적존재, 대탈주, 일반지성 447
다른 세계 451
광산 456
돈 : <스톡 마켓 게임> 461
제국의 게임 466

감사의 말 470
옮긴이 후기 474
참고문헌 478
인명 찾아보기 504
용어 찾아보기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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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심리정치 : 신자유주의의 통치술 [할인]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저자의 전작 <투명사회>를 읽지는 않았으며, 내가 이전에 읽은 책은 <피로사회>이다.

읽으면서 새로운 통찰에 많이 감탄했으며, 자기 자신을 소진하는 성과주체 개념은 인상적이었다.


이번 책에서도 저자의 주장은 일관된 것 같다.

푸코의 신자유주의 분석과 마르크스의 자본 분석을 이렇게 결합할 수도 있구나 생각하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푸코 이론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자본 문제를 보여주는 것은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푸코 이론에서 자기를 경영하는 경영가-주체와 자본의 무한 증식의 연결은

푸코 이론이 지니지 못했던 규범성을 제공해주는 듯 하다. 한마디로 저항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아직 다 읽지도 못한 책에 대해 유감이라 지적한 바는 

오히려 역자를 향한 것이다. 책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푸코의 용어를 한국에서 사용하는 푸코 번역어와

엇갈리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규율 권력의 조련Abrichtung 역시 그 뜻이 크게 변별적 차이를 낳는 것은

아니지만 훈련이라 말하는 것이 더 분명하게 규율 권력의 뜻을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생정치에 관해서도 불만이 많다. 

푸코의 콜레주 드 프랑스 강의록이 출간된 것은 프랑스에서도 푸코 사후 13년 후인 1997년부터였다.

생명권력이라는 용어는 <성의 역사 1권 : 앎의 의지>에서도 등장하고 있으며, 이를 단순히 생권력이라

번역하는 경우는 대체로 적은 것 같다.


생명정치는 삶정치, 생정치, 생명관리정치 등 다양한 역어와 병행되어 왔다. 현재는 거의 일관되게

생명관리정치(한국에서 출판사 난장에서 나온 1978-79년 강의록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또는 생명정치로

확정되어 가는 분위기이다. 


생정치에 고작 '명'이라는 단어가 빠져서 유감이라기 보다는, 푸코를 인용하면서 기존 푸코 번역관행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이게 '번역권력'일수도 있겠지만, 혹시나 한병철의 저작을 읽고 푸코의 저작을 읽을

독자들에게 생정치와 생명정치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일까 우려된다. 생정치는 生이라는 글자에

생명과 삶을 동시에 함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생정치라는 역어가 유발하는 효과는 마치 생정치가

생명을 보존하는 정치, 생명의 권리를 존중하는 정치로 오인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정치라는 평범한 역어 외에도 생명관리정치가 사용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생명은 관리의 대상으로 

보이는 것이지 휴머니즘의 관점, 인권의 관점에서 존중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독자들이 알아서 당연히 파악할 수 있는 문제에 괜히 열을 낸 듯도 하다.

신자유주의 정치를 다시 심리정치로 파악하는 저자의 관점이 흥미롭기도 하며, 푸코가 신자유주의에서 보이려 했던

경쟁을 시장에 존속시키는 여러 인공적인 노력들과 환경 구성은 왜 배제되었을까라고도 생각해본다. 역으로 주체의

심리나 내면을 탐구하지 않았던 푸코가 놓쳤던 것은 무엇일까? 


 한병철의 장점은 이 시대의 부각되는 사회적 현상을 푸코나 마르크스, 들뢰즈, 니체 등 다양한 사상가들의

주장을 새롭게 배치시키는 것이다. <피로사회>에서 마치 푸코가 규율권력만 이 시대의 주된 권력으로 묘사한 듯 하여

불만이 많았다. 푸코의 저작들은 근대에 등장한 또 다른 정치, 생명정치나 신자유주의에 대한 분석으로 신자유주의적 

주체를 기업가적 주체로 묘사하며, 통치성의 최적화 및 효율화를 목표로 한 정치 형태의 이행을 분석한다. 

<피로사회>에서보다 사회적 분석이 더 부각된 <심리정치>는 푸코의 분석도 더 녹아들어 있기도 하다.

뭐 푸코와 분리시키더라도 그 자체로는 얇은 책이지만 내용은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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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2016-12-17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규율 권력의 조련Abrichtung 역시 그 뜻이 크게 변별적 차이를 낳는 것은 아니지만 훈련이라 말하는 것이 더 분명하게 규율 권력의 뜻을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 전혀, 아니다.
그리고 ˝훈련˝ 정도의 단어가 꼭 같은 역어로 옮겨져야 할 그런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 번역은 훌륭하다.

다 읽지도 않고 평을 쓰는 네 모습이 보여주듯 섣부르다.
아는 것보다 말을 많다.
차분히 공부할 집중력과 끈기는 없으면서 아는 척하기는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