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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정치 ㅣ 반드시 알아야 할 50
벤 뒤프레 지음, 이경희.박유진.이시은 옮김 / 지식갤러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때로는 개념 혹은 단어 그 자체가 그 안에 숨겨진 본질을 압도할 때가 있다. 어떠한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무기력함. 염증을 불러일으켜 토론이나 대화 자체를 막아버리는 것, 내 생각에는 '정치'가 최고다.
우리 나라의 정치는 흔히 말하는 민주주의로서의 정치는 1945년 이래로 시련을 많이 받았다. 우리가 더 잘살기 위해 꾼 꿈은 어느 순간에서인가 무너져 버리고 그런 순간들의 반복으로 정치는 그 본질적 의미보다 우리의 슬픔과 무관심을 더 빨리 촉발시켜 왔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순간에서부턴 일상에 가해지는 억압, 개인이 아무리 해도 도달하지 못하는 무력의 형체를 향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 근본은 우리 개인에게 모두 다 나눠진 권력의 오용 및 남용이다.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는 그들이 아니라 우리다. 우리는 이런 당연한 우리가 주인인 권리인 '주권'조차 '정치'의 일부분이라는 이유만으로 생각하는 것조차 포기하기 시작했고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인 벤 뒤프레는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고전을 가르치고 옥스포드대 출판부에서 어린이 참고서 또한 만들었다. 어렵고 관념적인 철학 등 사상을 대중화한 그가 '들어가는 글'에서 이야기한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인간의 정의에는 엄숙함, 정치가 가지는 염증보다 정치가 필요한 이유, 그 근본철학을 상기시킨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정치적 동물zoon politikon'로 정의한다. 그가 보기에 사람들은 그리스의 도시국가, 즉 '폴리스polis(정치politics의 어원)'라는 맥락 속에서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해내기 때문이다. 폴리스는 말하자면 정치적 동물의 천연 서식지다. 그곳에서 그들은 서로 도와가며 법과 제도를 세워 사회질서와 정의의 기반을 마련한다.
우리는 서로 싸우기 위해 정치를 택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돕기 위해 법과 제도라는 공통의 합의된 규율 아래서 사회질서, 정의의 기반 위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과 공동체를 이뤄사는 것과의 균형과 조화를 꾀한다.
우리는 빼앗긴 권력이라는 박탈감보다 서로 돕기 위해 정치가 필요하다는 그 근본적인 이유 한가지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정치와 동일한 개념처럼 들리는 권력은 동일어가 아니다. 정치는 단지 아리스토텔레스의 또다른 말처럼 자유와 행복을 위한 것이다.
우리가 정치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는 세상의 좋은 것들을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가, 누가 누구에게 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그런 권력에 대한 보편적 합의가 없기 때문이다.
... 정치적 개방 사회에서 유일하게 보편적인 합의는 차이를 용인한다는 합의다. 그러므로 정치란 곧 타협의 요령 혹은 기술이다.
이 책은 그래서 정치를 잘하기 위해, 합의하기 위해 필요한 50가지의 생각들을 모았다. 그 모두가 장미빛 미래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 정치이론에서 등장하는 자유, 정의 평등, 인간, 유토피아니즘, 혁명 또한 어떤 이들은 그 속에서 더 잔인한 미래를 보았다. 또한 공화주의 ,자본주의, 자유주의. 공산주의, 사회민주주의, 파시즘 등의 이데올로기를 이야기함으로서 당대의 보편적 합의가 되었던 정치의 이데올로기에 대해 설명한다. 정치제도와 현재에도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치쟁점, 정치무대 등 당연하게 우리 현실 속에서 존재하지만 구체적 이야기가 필요한 생각들이 들어있다.
우리의 정치적 선택은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나갈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러한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감성의 힘을 제대로 이용하고 방향을 옳게 잡기 위해서는 이성이 필요하다 .또한 사유가 필요하다. 이 책의 필요성은 많이 불리고 있지만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생각들을 설명함으로써 우리의 합의를 돋는다는 것이다. 또한 정치사상 속에 이미 선구자들이 던진 혜안과 명언들은
우리가 사는 현실을 시간을 뛰어넘어 다른 시선에서 찌르기도 한다.
이 책 또한 그 효용성은 2012년 대선과 총선에 그 빛을 다할 것 같다. 더 많이 알고나서 자유와 행복을 위한 더 나은 삶을 위해 그리고 그 꿈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루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권력에 대해 좋은 것들이 어떻게 나눠가지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이 사회를 살아가는 권리를 가진 사람이 다해야하는 의무이다.
한 번이라도 깊이 생각해 볼 50가지의 개념들을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을 통해서 우리의 꿈이 또한 그 빛을 볼 실마리를 얻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