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68253


프레시안에 실린 니콜라스 로즈의 인터뷰를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대중을 위한 새로운 교양 과학잡지 <스켑틱>의 창간소식이.



그 연유는 


김환석 : 한국에서도 1980년대부터 국가나 자본이 주도하는 현대 과학기술을 비판적으로 보려는 사회 운동이 있었습니다. 그런 사회 운동에 참여해온 이들이 참고했던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스티븐 로즈 교수가 주도한 '급진 과학 운동'이었습니다. 이들의 지향은 잡지 <Science for the People(민중을 위한 과학)>의 제호에 잘 드러나 있지요. 

아, 일반 대중에게 스티븐 로즈 교수는 <우리 유전자 안에 없다>(한울 펴냄)의 저자로도 유명합니다. 이 책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와 <통섭>, <사회생물학>의 에드워드 윌슨 등을 강하게 비판한 책으로 유명하지요. 스티븐 로즈 교수는 최근에는 뇌 과학의 최전선에서 뇌 과학의 오용을 비판하는 작업도 수행하고 있더군요. 

로즈 : 형(1938년생)은 저(1947년생)보다 아홉 살 많아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했고 아주 젊은 나이에 영국 개방 대학의 첫 번째 생물학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방금 지적했듯이 사회운동가 정체성이 아주 강했지요. 앞으로 또 얘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저는 형과 비교하면 사회 운동에 훨씬 소극적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서이다. 니콜라스 로즈와 이야기하는 김환석은 <생명정치의 사회과학>의 엮은이이다. 사회과학에서 생명정치에 대한 연구는 철학에서 보다 더 빨리, 더 다양한 논의로서 이어져 온 것 같다. 

서문 ‘생물학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의 혼합체를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 

1부 생명정치란 무엇인가?
제1장 생명 자체의 정치를 위하여: 21세기의 생명정치 / 니콜라스 로즈
제2장 생의료화의 개념 / 아델 클라크
제3장 생명정치의 사회과학, 어떻게 할 것인가 / 김환석
인터뷰: 니콜라스 로즈와의 만남 / 김환석, 강양구

2부 생명정치의 행위자-연결망
제1장 행위자-연결망 이론에서 보는 과학기술과 민주주의 /김환석
제2장 ‘사회적인 것’에 대한 과학기술학의 도전 / 김환석
제3장 신생 우려 집단의 정치?경제생활 관여의 증가 / 미셸 칼롱, 볼로로나 라베하리소아
인터뷰: 브뤼노 라투르와의 만남 / 김환석, 강양구

3부 생명정치의 쟁점과 사례
제1장 생명사회성론의 가능성과 한계 / 채오병, 배태섭
제2장 21세기 생명정치와 시민권의 변동 / 강양구, 채오병
제3장 광우병 위험과 지구적 생명정치 / 하대청
제4장 랩밴드 수술의 연결망으로 보는 비만치료의 표준화 과정 / 한광희, 김병수

참고문헌 / 찾아보기 / 필자 소개


여기에 관심이 가는 글은 <생명 자체의 정치를 위하여>라는 글인데, <생명 자체의 정치>(The politics of life itself)라는 글은 아마 단행본으로 널리 읽혔고 영향력 있는 글로 알려져 있다.(이 부분은 한 참고문헌에서 나온 내용을 적었다)

사회과학에서 생명정치를 나름대로 재해석한 부분은 신기하지만, 사회과학이 사회적 현상을 탐구한다면 문헌학, 훈고학 같은 내 전공에서는 이게 어떤 사상가의 사유 체계를 중심으로 하여 변용되는지, 문제의식은 무엇인지, 그 핵심 개념은 무엇인지에 골몰하기 때문에 사회과학적 탐구의 방향성은 내 취향과는 다소 다르다,


생명이 단순히 '생물학적인 것'으로 치환되는 것과 정치가 '사회적인 것'으로 환원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이런 용어에 대한 민감성이 좋은 태도일지는 모르겠지만, 워낙 책의 의도 자체가 생명정치를 목표로 한 것이지, 푸코의 생명정치와는 다른 것이니까. 생명정치 개념에도 다양한 해석들이 존재하지만 그나마 통일된 관점은 정치는 그냥 '정치적인 것'이지 사회적인 것과 등가로 보지는 않는 것이다.


사회과학에서 생명정치 개념을 많이 연구한 이는 토마스 렘케이다. <생명정치 입문>이라는 책에서도, 단순히 아감벤이나 에스포지토, 푸코의 생명정치 개념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쓰이는 생명정치의 새로운 변형들에 대해서도 논한다. 이 정도 언급은 매우 흥미로웠다.(렘케의 생명정치 입문은 그린비에서 곧 나올 예정이란다)


푸코의 생명정치에 대한 글들을 모은 <푸코, 생명정치, 그리고 통치성>(2013)이라는 책에서는 푸코의 생명정치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가진 글들을 모으고 있다. 여기서 기대하는 글을 요하나 옥살라의 <신자유주의와 생명정치적 통치성>, <부채인간>의 저자인 마우리치오 라자라토의 <해방과 정치>이다. 라자라토의 글은 랑시에르의 논의와 푸코의 생명정치에 관련된 글이다. 캐서린 밀스의 <생명정치적 생명>이란 글도 주제의식은 거의 내 논문 주제랑 비슷한데(나는 이 글을 보기 전에 이미 주제를 정했는데 ㅠ) 푸코, 아감벤,에스포지토, 캉길렘 등 다양한 학자들의 논의를 횡단하기 때문에 내가 접근할 방식과는 다행히도 다르다. 내 논문도 캉길렘에 대한 논의를 더할 수 있다면야 좀 더 충실한 논문이 되겠지만, 캉길렘의 책까지 읽을 시간이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내가 캐서린 밀스와 공유하는 문제의식은 생명정치에 대한 수많은 논의 중에 정작 '생명' 자체에 대한 언급이 이상하리만큼 적다는 사실이다. 니콜라스 로즈가 설명하는 바는 정치이지 생명이 아니라고 그는 주장한다.


모든 글이 기승전내얘기이지만, 니콜라스 로즈의 형이 만드는 대중과학잡지도 보고싶다. 과학동아를 보고서 어린 시절 섣불리 이과생 마인드를 간간히 가졌던 나에게 과학적 논의는 언제나 흥미롭다. 생명정치에 대한 관심도 반쯤은 과학적이며 반쯤은 정치적으로 보이는 개념의 특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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