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사유와 인간 - 푸코의 웃음, 푸코의 신념, 푸코의 역사! 산책자 에쎄 시리즈 4
폴 벤느 지음, 이상길 옮김 / 산책자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미셸 푸코, 그의 죽음 이후로 수많은 글들, 연구서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를 학자로서 인정할 수 있지만 과연 철학자로서 역사에 기록될까? 아니면 고고학, 계보학적 탐구 방법을 이은 사회학자? 역사가? 혹은 정치철학 분야에 혁명을 일으킨 누군가? 수많은 평가들이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미셸 푸코와 한 세대를 산 폴 벤느는 그의 학문에 대한 글과 순간순간 맞닿게 된 푸코와의 기억을 이어서 책을 펴냈다.


 아직 국내에 출판되지 않은 <Dits et ecrits>를 상당수 참고했다는 말에 번역본을 찾아보았지만 아직도 번역이 되지는 않았다. 어쨌든 구조주의자, 68혁명을 참여한 당시의 지식인, 공산당원 등의 표지를 지워버리고 부정하는 폴 벤느는 아마 푸코의 입장에 가장 가까운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 구조주의자의 주장치고는 그는 인간 자유를 부정하지 않았으며, 그 어느 편도 강력하게 지지하지는 않았다.


 푸코에 대한 편견들을 없애고 나면 투명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의 학문적 여정이 꽤 충실했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과의 사랑을 통해(기억에 남는 건 음악가와의 사랑) 형식주의를 알게 되었다는 것과 또한 이상적인 학자의 모습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마치 꼬장꼬장하고 히스테릭한 학자가 푸코의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폴 벤느가 푸코랑 연을 쌓게 된 부분도 신기한데, 푸코가 막 그의 학문적 성과를 발표할 때가 아니라 니체에 대해서 그 중요성을 나중에 알게되고, 들뢰즈의 니체에 대해 말하면서 그의 책은 진리에 대한 문제를 말하지 않는다고 한 폴 벤느의 답변을 푸코가 좋아하면서부터다. 또한 폴 벤느의 책에 실린 푸코에 대한 역사학적 탐구 방법에 대한 논문에 대한 푸코의 평가를 듣고나면 푸코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보게될 것이다. 푸코의 사상을 쉽고 간편하게 알려주는 입문서보다는 그의 생각을 폴 벤느의 언어로 재해석한 책인 듯 하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빌려본 책이라서 꼼꼼하게 적어가면서 보지 않았으며, 아직 푸코의 용어와 개념이 낯설어서 푸코의 이론을 폴 벤느가 얼마나 통찰력 있게(penetration) 해설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 마음에 드는 건 푸코에 대한 무조건적 찬양보다는 그가 놓친 부분도 자신의 의견을 담아서 해설한다는 것이다. 믿을 만한 학자가 또 다른 학자에 대해 쓰는 글은 왠지 더 궁금해진다. 푸코의 세계를 좀 더 알고 난 후에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