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자풍 1 - 쾌자 입은 포졸이 대륙에 불러일으킨 거대한 바람 쾌자풍 1
이우혁 지음 / 해냄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확실치 않지만 이미 존재했던 역사의 시간 그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은 꽤 오래된 일이다. 지금은 그러한 역사 속으로 들어간 이야기가 유행하고 있다. <쾌자풍> 역시 그 흐름을 타고 있다. 


 솔직히 문학 그 어느 분야에 대해서 딱히 몰두하고 있지 않아서 말을 꺼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읽은 몇 권 안되는 소설책 중에 <퇴마록>만큼은 몰입해서 읽었다. 미천한 나의 독서 이력 중 중학교 시절은 거의 암흑기였지만, <퇴마록>은 보았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나 <안나 카레리나>를 보진 않았지만, 소설의 매력을 느끼게 한 것은 <퇴마록>의 등장인물들이 벌이고 휘말리는 사건들이었다.

 나중에서야 저자에 주목하게 되었고, 저자가 펴내는 다른 소설책들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다짐만 할 뿐 찾아서 읽지는 않았다. 이번 기회에 새롭게 나오는 소설 <쾌자풍>을 접하게 되었다. 이우혁이라는 이름이 없었다면 퇴마록의 저자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새로운 시도라 생각된다.

 저자의 말에도 나오듯이 후기 구조주의에서 말하는 역사나 가족의 맥락속에 휘말리는 것보다 스스로 바람을 일어내고 환경을 변화시키는 주체로서의 주인공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는데 주인공 지종희는 그의 전작들에 나오는 비범하고 특출난 인물이 아닌 매력적이지만 잡배 기질이 있기도 하고 평범한 인물이다.

 학식보다는 무력으로, 정도보다는 꾀라는 말이 어울리는 지종희가 명국의 동창에서 파견된 어리버리한 2명의 인물, 남궁수와 엽호를 만나서 조선에서 새로운 장소로 가게 되는 과정은 서문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10년도 더 된 퇴마록이 기억에 안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과 관계는 서술된 듯 하다. 장편소설의 1권만으로 소설이 어떻게 나아갈 지 모르겠다. 

 무협지도 아니지만 무협 고수의 집안이 나오며, 노인이지만 젊은 사람보다 뛰어난 고수를 가진 이, 학식도 높지만 덩치 큰 아우를 이기는 형님 등 고정관념을 조금씩 벗어나는 인물들 속에서 조금은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해학이 드러나러면 봉산탈춤에 나오는 말뚝이 같은 인물의 변주가 나올 것 같다. 명국에서 전개되는 지종희의 바람이 기대된다. 1권은 너무 감질나게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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