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먼나라 이웃나라 2 - 프랑스 먼나라 이웃나라 17
이원복 지음 / 김영사 / 1998년 7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시절, 그러니까 어린이에게는 만화가 너무나 매력적인 책이었다. 내가 어릴 때 당시에는 고전을 만화로, 학습내용을 만화로 만든 만화들이 유행했다. 하지만 이 책 만큼은 전 연령대를 통틀어서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히 각 국가에 대한 호기심이 이유이기도 했겠지만, 세계화라는 용어가 우리에게 환상과 동경을 자극한 것도 이유였던 것 같다. 아무튼 이 시리즈를 매우 좋아해서 특히 프랑스 편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도서 대여점에서 빌려와서 새벽 2시까지 쉬지 않고 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 책으로 알게된 프랑스를 매우 동경했다.


 어린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탓에 내가 프랑스 사람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국가에서는 조금 편하게 살 수 있겠구나 싶었다. 또한 <베르사유의 장미>라는 만화의 오스칼이라는 여장남자이자 왕비의 수호 경위대를 지휘했던 캐릭터에 빠져 있어서 또한 오스칼이 참여한 마르세유의 전투 그리고 비극적 죽음이 인상깊었던 터라 프랑스 대혁명도 호기심을 가졌다.


 지금 와서 프랑스의 음식 문화, 다양한 민족의 국가, 프랑스 혁명사 등을 보면서 여전히 이 책이 쓰여진 90년대의 프랑스는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 근래 정치적인 쟁점이 된 복지 국가에 대한 이야기도 어린 시절에는 넘겼지만 지금은 강하게 와닿고 있다.


 126쪽부터 나오는 '잘 사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라는 만화의 답변은 이렇다. 걱정 없이 잘 먹고, 잘 입고, 잘 자는 게 잘 사는 것이지만 돈이 있어야 하고 또한 돈을 벌려면 일을 해야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그 대가로 돈을 받을 수 있다. 일한 대가로 돈을 벌 수 있으려면 일자리가 있어야 하지만 일자리가 없다면 이는 도미노처럼 무너져 결국 잘 살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잘 살고 못 사는 것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와 큰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가 늙어서 일을 못하게 되면? 자라나는 자식들의 학비는? 누군가 아프게 된다면 병원비는? 먹고 사는데 빠듯한 봉급을 쪼개 저축을 한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목돈이 드는 일이 생긴다. 이런 불안한 생활을 하는 게 잘 사는 일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그래서 나라에서 이런 국민들의 걱정을 맡아 늙은 후의 문제, 자녀들의 교육 문제, 병의 치료 등등을 무료 혹은 아주 싼 값으로 해결해주는 제도를 만드는데 이런 제도를 사회 보장 제도라고 한다. 사회 보장 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를 '복지 국가'라고 하여 국민들이 근심, 걱정 없이 '잘 사는' 나라라고 한다. 이 제도는 온 국민이 '평등'하다는 생각을 가질 때에만 비로소 이루어지며 인권 존중이 싹트면서 한 두 사람의 특별한 신분만이 아니라 국민은 누구나 골고루 자신의 자유와 행복을 누릴 권리를 인정받게 되었고 나라의 제도를 한 두 사람이 아닌 국민 모두를 위한 제도를 만들게 되었다. 


이후에도 프랑스의 개인주의, 동물에 대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일본의 공동체주의를 비교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만화라서 쉽게 읽히는 장점이 있고 또한 프랑스에 대한 정치, 경제,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 기억될 듯 하다. 오히려 나이가 들어서 읽는 먼 나라 이웃나라는 더 재미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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