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온도 - 조진국 산문집
조진국 지음 / 해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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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안다. 사람은 누구나 외로워한다는 것을.
하지만 그 외로움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을 불편해한다. 나의 것이나 그 누구의 것이나.
가끔 외로움은 사람이 어떤 짓을 하든 간에 좀 봐달라는 이야기로도 들리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 책을 펼쳐들었을 때 그러한 이유에서 별로 달갑지 않았다.

몇 페이지 들추다가 누군가의 연애 이야기에,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일상의 이야기만
들어있어서 그리 공감할 수 없었다. <소울메이트>와 <안녕, 프란체스카>라는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쓴 작가이기에 조금 참고 봤다.

 첫 페이지에 그와 함께 한 친구였던 신정구 작가를 그리는 얼그레이에 관한 이야기부터.
그가 사랑한 담배를 피는 여인, 또한 시인 김수영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아버지의 
이야기. 누빈 이불에 담긴, 파뿌리를 다듬었던 어머니에 대한 추억,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부모님이 없는 외로움을 채우기라도 하듯 만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는
멜랑콜리함을 싫어하는 나에게도 조금의 온도를 느끼게 한다.

 또한 책을 다시 덮으면서 느끼는 생각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아서 좋다는 것이다.
너무나 감성적이지 않지만, 누구나 우리 곁에 누군가의 삶, 이야기를 떠올리게 할 것이다.
외로움의 온도라는 조금은 간질거리는 제목을 상쇄할 정도로 조금씩 기억에 남는 
산문집이다. 또한 외로움을 가진 사람이 가진 필력은 역시 외로움에 기인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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