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 생각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여덟 가지 철학적 질문
페르난도 사바테르 지음, 장혜경 옮김, 박연숙 감수 / 갈매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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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책들은 항상 질문에 답을 내놓는 책이란 것을 알았다. 그런 책을 쌓아놓다보니 이런 책들은 철학에 이야기한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세상의 질문에 답하려면? 세상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세상이 어떤지 깊게 파들어가면 복잡한 논의를 하는 철학책을 만나게 될 것이고 이렇게 청소년이나 일반 대중을 대하는 대중 철학서는 그리 복잡하지 않은 말들로 조금 위안을 주거나 쉬운 말로 통찰을 줄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책이 번역되지 않았지만 스페인 작가가 쓴 철학책이라서 내게는 특이하게 느껴진다. 많은 영미권 철학자, 우리나라, 그리고 일본인이 쓴 비슷한 부류의 철학책을 만나보았지만 스페인이라는 국가의 철학은 처음 만나게 되어서 기대되었다. 국가의 정체성으로 철학자의 정체성을 가늠해보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도 될 수 있지만 다양한 국가의 철학 대중서를 읽는 것은 항상 기대된다.


 목차를 살펴본다면, 죽음, 이성의 진리, 자아, 자유와 책임, 자연과, 기술, 공생, 예술, 시간에 대한 우리 삶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딱히 새로울 것도 없지만 우리가 접하는 세계에 대해 이 책이 각 주제에 대해 던지는 단 하나의 질문만이라도 자신 나름대로의 대답을 만들 수 있다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주제 중에 마음에 드는 질문은 시간에 대해 '소멸하는 것은 우리일까? 시간일까?'이다.


 질문을 책 제목에 전면적으로 내세운다면 당연히 질문이 참신하거나 혹은 참된 본질에 접근하기에 올바른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몇 주제들은 각 주제들에 대한 내 예상을 넘어간 새로운 질문을 하였다. 그래서 만인이 예상하는 뻔한 부분이 아닌 새로운 부분을 인식하게 하는 좋은 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공생'이라는 6번째 주제에 관해 철학의 본성과 민주주의의 본성을 비교하게 하는 질문은 이 책에서 철학에 대해 더 뻗어나갈 수 있는 질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접하는 것에 숨겨진 정치적인 요소, 특히 민주주의에 관하여 현재 철학에서는 많은 논의가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질문으로 시작해서 어떠한 완전한 대답을 원한다는 것은 철학에서 질문이 갖는 효용을 모르는 것 같다. 질문은 개개인이 철학함, 혹은 사유를 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며 인식의 구도를 설정하게 한다. 그래서 마지막 부분은 항상 또다른 질문이나 새로운 문제로 마무리된다. 그래서 철학책답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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