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2
정재영 지음 / 풀빛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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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1>과 연이어서 그리고 두 책을 번갈아가면서 읽었기 때문에 내게는 연작으로 느껴진다. 1권에서 끝난 여정은 쾨니히스베르크, 베를린, 런던, 바젤 그리고 시대를 건너서 아테네, 그리고 중세의 도시까지 이어진다.


 반드시 시간순서, 그리고 연속된 느낌을 기대하지 않아도 좋다. 이번 책에서는 칸트의 선험적이라는 개념을 애써서 써놓은 작가의 열의가 느껴져서 좋았고(비록 쉽지는 않더라도) 헤겔과 니체를 기존의 도식적 정의가 아니라 절정기가 꼭 아니라해도 그 배경을 읽어내는 것이 좋았다 기존 역사서술의 주인공은 인물이지 도시가 아니었던 것처럼 이 책에서 강조하는 도시 역시 철학을 이해하는 배경으로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피렌체와 아테네를 이어서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1권의 피렌체, 2권의 아테네) 그리고 또한 왜 여정이 중세에서 마무리되었는지 미리 예상하고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동안 암흑시대로만 이해되었던 중세가 과연 어두움만 있었을지 그리고 그 혼돈의 과정과 현대의 철학은 반대편에 있는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두 시대에서 우리가 철학에 대해서 가지는 혼돈은 공통점이라해도 좋을 것 같다.


책을 맨 처음 접했을 적과 다른 것은 도시에 모인 철학자가 경험한 세계를 조금 알게 된 것이다. 베를린의 자유와 분단 이후의 상황이 헤겔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고풍스러운 모습을 담은, 또한 박물관과 갤러리를 자유스럽게 드나들며 열린 공간인 공원이 인상깊던 런던과 그 발전과정의 그림자를 목격한 마르크스는 무슨 관계였는지 그 흔적이 어떻게 남게 되었고 변화해가는지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예상해보게 된 재미도 생긴 것 같다.


 철학의 여정은 다시 우리가 사는 지금, 여기를 되묻게 된다. 지금은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 혹은 가까워진 어느 나라의 한 도시의, 지금의 상황은 우리의 철학과 어떤 관계가 있을지, 꼭 대표적인 인물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후대의 누군가가 이해할만한 지적 유산이나 희망을 보여주고 있을지 또한 절망 속에서의 또다른 사상이 피어날 준비가 된 곳인지 상상해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읽은 것은 시대의 변화, 전환이 일어난 도시공간의 상황과 그 상황을 현명하게 읽어내었던 누군가의 생각과 그 미래를 목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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