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함께하는 50일 - 동굴의 비유에서 죄수의 딜레마까지 꼭 알아야 할 철학 이야기
벤 뒤프레 지음, 이정우.임상훈 옮김 / 북로드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벤 뒤프레라는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고전을 가르쳤던 이 저자는 철학적 개념을 알리는 데 20년 넘게 노력해왔다고 한다. 이 책은 출판사 북로드에서 다른 2권의 책 <위대한 사상>,<위대한 정치>는 지식 갤러리에서 나왔다. 3권의 책은 원래 연작도서인 것 같다. 


 이 책을 읽게된 이유는 나에게 익숙한 벤 뒤프레라는 저자의 책이기도 하고 역자가 파이데이아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아트앤스터디 인문학 강좌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친숙할)이정우씨였기 때문이다. 가끔 번역서를 보면 예기치 못한 오타로 주어와 목적어가 바뀌는 등의 오류를 가지고 머리를 싸매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철학자가 번역을 맡았다는 이유로 이 책을 별 고민없이 고르게 되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철학의 주제별로 다룬 부분이 꽤 핵심적이고 술술 읽힌다는 점이다. 심리철학의 문제가 담긴 PART 2의 정신의 문제들은 심리철학을 배우면서 동시에 읽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심리철학의 난제나 핵심을 꽤 정확히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흔히 예상하는 철학의 주제와는 달리 동물에 관한 철학적 문제도 2일이나 할애해야 하니 그리 고리타분한 책은 아니다.


 사회적 문제를 중시해서일까? 윤리학과 정치학을 다룬 두 PART가 분량이 가장 많다. 다른 철학의 분야는 꽤 오랫동안 핵심적인 논쟁을 추려가며 읽을 수 있지만 사회의 발전과 복잡성으로 인해 윤리와 정치라는 철학의 분야는 꽤 논쟁적이며 철학적 판단을 새롭게 필요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어떤 주장의 압도적인 우위보다는 우리 모두 비슷한 눈높이에서 함께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에 역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철학 입문서라면 난해한 철학적 개념들을 경험세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한다. 또한 철학적 생각이 사치스럽거나 비효율적인 생각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고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치를 지녔다는 것이다. 


 나도 철학이 모든 사람에게 외면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힘든 경험세계를 오히려 다른 학문보다 손쉬운 위치에서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철학을 배우면 그걸 생각하고 철학함을 할 수 있는 것은 외부 제도에 의지하지 않고 우리 자신이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쯤 몇 페이지라도 뒤적거리고 눈 감고 생각하다보면 그 생각의 질문이 따라가는 곳이 철학의 길과 겹친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생각과 그로부터 떠오르는 질문과 경험세계를 이어주는 길잡이로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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