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도시적인 삶

가장 도시적인 삶 - 무지개떡 건축 탐사 프로젝트
황두진 글.사진 / 반비 / 2017년 10월

책 제목이 가장 도시적인 삶인데 도시 건축 특히 상가아파트에 대해 저자는 말하고 있다. 외람된 이야기지만 무지개 떡 건축이란 단어를 여기서 처음 들었다. 저자가 주장한 것으로 5층 높이에, 층층이 기능이 달리해 마치 무지개떡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1층에 상가, 그 위에는 주거공간이나 사무실, 옥상에는 마당을 얹은 수직의 마을이다. 지하실도 도시의 밀도에 기여한다. 이런 건축이 늘면, 도심 거주자가 늘어 동네가 살아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도심 가운데 위치해 아름답지도 않고 세련되지도 않지만 가장 효율적으로 남아 있는 상가아파트들을 저자는 살펴보고 어떻게 현대에 맞게 재구성해야 되는 지 저자는 고민하고 있다.

1-3부에서는 단독형· 단지 결합형· 시장 결합형 무지개떡 건축물들을 살펴보고 4부에서는 해외 도시의 무지개떡 건축을 소개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과 도시의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저자는 고민한다. 저자는 심지어 재미 건축가의 도움을 통해 평양 상가아파트까지 살펴보는 집요함을 보이고 있다. 저자의 발품과 정성이 담겨 있는 아름다운 책이다. 그리고 부록을 통해 이 책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 한 권이면 우리나라 상가아파트의 출발과 현재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홀로 이런 과정을 했다고 하니 저자의 학자적인 자세에 고개가 숙여진다. 건축이 시대를 반영하고 특히 오늘날 급속하게 발전해 가는 도시화 과정에서 건축물도 변화무쌍하다. 이 가운데 오래된 건물들이 마치 퇴물이고 거추장스러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것들도 또한 우리의 역사이고 산물이다. 또한 이런 격변기를 거쳐 오늘날까지 내려온 것도 하나의 귀한 유산일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한 개인의 관심이 아니라 공공의 유익을 위해서 그리고 도시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서도 국가적인 혹은 지역적인 자금이 투입되어 적극적인 대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반 개인들은 부동산 투기를 통해 한 몫 하거나 내 집 마련이 최우선적인 관심이겠지만 국가전체적인 면에서는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주거정책이 중요할 것이다. 상가 건물은 이러한 만족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체되어 죽어가고 있는 도시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인 도시를 꿈꾸며 동시에 인간에게 가장 유익한 건축물을 바라보는 것이 건축가의 이상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끊임없는 도전이 결실을 맺기를 소원한다. 또한 우리의 삶이 풍요로워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