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언
안드레이 마킨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러시아인이면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저자. 러시아에서는 프랑스어를 사용함으로서 러시아인임을 보여야 했고 프랑스에서는 러시아인으로서 대접받는 그래서 때로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던 저자의 독특한 이력이 글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 할머니를 통해서 바라보는 러시아와 프랑스의 독특한 관계가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인 리콜라이 2세와 프랑스-아틀란티스의 대통령 펠릭스 포르의 만남을 통해 잘 드러난다. 러시아인들은 프랑스의 문화 특히 귀족문화를 동경한다. 그래서 귀족들은 사교를 위해 프랑스어를 모두 공부했다. 또한 학문을 위해서는 독일어를 공부했다. 러시아인들은 외세에 대한 침입을 많이 당했다. 특히 나폴fp옹의 모스크바 침공과 승리는 그들에게 아픔이면서 영광으로 남아 있다. 그런 그들에게 프랑스는 애증의 이중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저자의 어린 시절과 청소년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망명의 삶이 어쩌면 많은 러시아인들의 삶이다.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 젊은 날 외국에서 살기를 소망하지만 나이 들어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고자 하는 이들이 아주 많다. 러시아 특유의 여유와 사색을 느껴보지 못한 이들은 알지 못한다. 이러한 것이 향수병인지는 모르지만. 글을 읽으면서도 어둡고 침침하지만 인생을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본과 중국에 대한 애증과는 다르겠지만 러시아라는 강대국도 문화적으로는 프랑스에 대한 열등감 내지는 동경심이 많고 학문적으로는 독일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것이 그들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 미국인들도 러시아 공황에 도착하는 순간 곳곳에 숨어 있는 대륙적인 기질들로 위축된다고 한다. 역사는 민족이고 긍지다. 우리에게도 아픔을 딛고 새로운 역사를 써 갈 기회가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 봤다.

안드레이 마킨의 프랑스 유언을 통해 러시아의 역사와 그들이 갖고 있는 아픔을 다시 한 번 보게 된다. 또한 거기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추위가 시작되는 계절 러시아의 겨울을 생각하며 여유를 가지고 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