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 페미니즘과 문화전쟁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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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나라가 날마다 들썩이고 있다. 대통령 때문이다. 우리와 미국은 좀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그곳도 뒤숭숭하다. 온갖 말이 많았던 미국 대선이 끝났다. 줄곧 여론 조사에서 앞서갔던 힐러리 클린턴이 막상 대통령선거에서는 졌다. 그의 패배가 미국인들을 비롯한 많은 세계인들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지금까지의 미국이 추구했던 것들에 많은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는 것에 있다. 과연 어떤 변화가 있을 지 긴장하며 지켜보아야 할 때다. 그렇다면 힐러리 클린턴은 어떤 정치인일까?

저자는 힐러리를 페미니즘과 문화전쟁에서 보고 있다. 미국인들이 힐러리를 정치가로 만 보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한 여성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다. 정치인이기 전에 한 가정의 부인이요 어머니로 본다고 한다. 부드러운 어머니의 모습과 따뜻한 아내의 모습을 그에게서 찾으며 또한 강한 인내심과 자제력을 갖고 추진력을 가진 힘 있는 정치 지도자로 서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적 잣대는 불공평하며 불합리하다. 과연 미국은 그들이 그토록 자부해 왔던 자유민주주의 국가인가? 어쩌면 그들은 이번 대통령선거를 통해 이미 이것을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누구보다 정치적 야망이 컸던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 남편을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자신도 그 자리에 앉고자 했지만 바로 문턱에서 주저앉아야 했던 그의 모습은 정치의 여러 모습을 보여 준다. ‘x같은 년’ 이라는 욕을 주저하지 않았던 그의 집요한 권력욕이 과연 여기서 멈출지 지켜 볼일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기 한 달여 전에 쓰여진 이 책은 정치인 힐러리를 다루고 있다. 아마 여성이기에 감당해야 했던 한 여성 정치인의 모습을 그리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가부장적 가치관이 가장 진부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미국에도 여전히 밑바닥에 그러한 것들이 깊이 깔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을 그들의 기독교적 가치관에서 찾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우리는 첫 여성 대통령을 이미 보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과거의 향수에서 나왔다는 것이 문제이리라. 그를 보고 뽑은 것이 아니라 그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오바마는 아직도 트럼프가 그 자리에 맞지 않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우려했었다. 이제 나에게서 눈을 들어 우리를 바라보아야 하고 미래를 생각하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최소한의 판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자리가 몸 성하게 앉아 있기만 하던 시절은 지났다. 같이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여야 하고 국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변화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앉아야 할 자리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

힐러리 클린턴의 새 인생에 기대를 걸어본다. 어떤 역경도 훌륭하게 이겨왔던 그이기에 이번에도 새로운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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