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소설 단어사전 - 원서 읽기가 쉬어지는
박규병 지음 / 아람출판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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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소설을 읽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와 역사 등의 배경을 잘 아는 것이 필수이리라. 단순히 영어 단어나 문법만으로는 그 뜻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유명한 역자들의 해석만으로는 뭔가 느낌이 다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학문적인 연구나 지식으로도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직접 그 나라에 가서 발로 경험해 보고 현지인들과 그 책에 대해서 공유해 보면 지금까지 알고 있었고 배웠던 것과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물론 책 한 권을 읽고 소화하기 위해서 이러한 대가를 지불하라고 하는 것은 억지이리라. 그러나 역자에 의존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 원어로 된 책을 해석하고 음미해 보는 것도 큰 기쁨이고 즐거움이다.

저자가 내 놓은 영미소설 단어사전은 이러한 도전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총 22권의 책을 소개하면서 중요하고 반복되는 단어가 나오는 곳을 집중적으로 보여 준다. 예를 들어 노인과 바다를 보면 gaunt(병이나 나이가 들어 야윈, 수척한) 라는 단어가 나오는 문장을 골라 먼저 소개한다. 이 단어를 소개하는 이유는 현재 노인의 인생형편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저물어가는 그의 인생을 한 단어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두 번째로 나오는 단어가 subdue(주로 완력을 써서 상대를 제압하다)이다. 이러한 단어 주위에 바다낚시에 쓰이는 도구들이 많이 나온다. 이 단어를 통해 그가 바다에서 얼마나 강한 생존 경쟁을 통해 살아왔는가를 보여준다. 그리고 4번째 단어가 cramped(근육에 갑자기 큰 통증을 느끼는, 쥐가 난)가 나오는 장면을 통해 그가 어떤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지 잘 표현하고 있다. 7번째 장면에서는 project(모서리 바깥으로 튀어 나오다)를 통해 그가 드디어 그 긴 사투에서 승리하였음을 나타내는 단어가 등장한다. 그러나 이는 다시 또 다른 적인 상어와의 필연적인 전투를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sluggishy(천천히) 젊은 날처럼 강한 그가 아니지만 그러나 그는 상어와의 싸움에서 무기를 하나하나 잃어 가면서도 결코 포기치 않고 끝까지 싸운다. 그에게 남아 있는 것은 없지만 결국 상어를 물리쳤다.

대표적인 구절들을 소개하고 중요한 단어들을 사전적인 뜻이 아니라 사실적으로 설명해 주기 때문에 문장과 원 저자의 뜻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몇 권의 원서를 볼 용기를 얻게 된다. 모든 단어들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단어들을 통해 좀 더 깊은 뜻을 알게 되었다. 올 가을에는 한 권을 선택해 완독하는 기쁨을 누리길 소망한다. 저자의 배려와 수고에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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