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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시
윤동주 외 지음 / 북카라반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시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학창시절 많은 시들을 읽고 또 공부했지만 대학에 들어가면서 시와는 거리를 두고 생활을 했었다. 그런데 이제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다시금 아이들과 함께 시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요즘 나오는 드라마들처럼 말들이 거칠고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생각을 공유할 수 있고 공감을 나타낼 수 있는 시들이 이처럼 많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총 49명의 시인들의 시들을 저자는 몇 가지 주제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1장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에는 정 현종 시인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를 비롯해 복효근 시인의의 ‘안개꽃’ 그리고 윤동주의 ‘편지’와 정호승의 ‘봄길’ 마지막으로 김혜순의 ‘별을 굽다’ 등 13편의 시들이 나온다. 2장에서는 장석주의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와 도종환의 ‘단풍드는 날’ 그리고 기형도의 ‘10월’과 ‘엄마 걱정’ 등이 그대 눈동자 속에 새겨진 별의 궤도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3장은 조병화 시인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을 주제로 하여 마종기의 ‘바람의 말’ 과 김용택의 ‘사랑’, 김소월의 ‘가는 길’을 비롯해 이상의 ‘이런 시’까지 소개되고 4장에서는 신두업의 ‘들국화’와 김승희의 ‘장미와 가시’ 그리고 유안진의 ‘세한도 가는 길’과 이어령의 ‘정말 그럴 때가’ 등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5장에서는 김용택의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라는 제목으로 김광섭의 ‘마음’과 문정희의 ‘겨울 사랑’ 그리고 신달자의 ‘너의 이름을 부르면’ 고정희의 ‘지울 수 없는 얼굴’ 그리고 한승원의 ‘시계’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시가 그리운 것은 아마도 여유로움과 평안함이리라. 장마와 무더위가운데 시원한 수박 한 조각처럼 아름다운 한 편의 시는 우리의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새 힘을 북돋우어준다. 어느 시인은 사람이 풍경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내가 만약 하나의 꽃이라면 화려한 장미가 아니라 안개꽃이고 싶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새의 날개를 꺾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그가 쉬어가도록 하자는 한 시인의 글귀는 나의 욕심을 돌아보게 한다. 무책임하게 너무 와 버린 우리 그리고 그대 눈동자 속에 새겨진 별의 궤도만을 바라보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누군들 들국화로 살고 싶겠습니까. 화려한 저 장미처럼 한 번 뿐인 인생을 폼 나게 살고 싶겠지요. 그러나 우연히 앉게 된 그 자리가 나의 자리가 되어 버렸네요. 그러나 이것이 나의 인생이기에 이제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나의 삶이겠지요. 그렇지요 어디 가나 혼자이고 무인도이고 벽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겠지요. 그럴 때 이렇게 연필 한 자리 잘 깎아 글을 써 보는 것이 또 하나의 인생이겠지요.
작은 글들이 큰 기쁨으로 다가오고 내 일을 향하여 한 걸음 힘차게 내딛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소한 것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어 감사합니다. 이러한 작은 기쁨들이 모여 큰 강을 이루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