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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유머, 끝내는 유머 - 처칠에서 오바마까지, 유머의 최고수들이 구사하는 판세를 뒤집는 유머
조관일 지음 / 현문미디어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삶에 있어서 유머는 꼭 필요한 것이라고 대부분 인정하지만 실제로 상황에 맞는 유머는 쉽지 않다. 특히 서양처럼 자유로운 분위기가 아니라 분위기 잡는 것을 좋아하고 아직까지도 상하 구별이 있는 우리에게는 자연스럽지 않다. 물론 개그맨들이나 코미디언들이 나오면 잘 웃지만. 또한 어린 학생들이 유머를 한다고 지나치게 가볍게 행동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저자는 제목을 이기는 유머, 끝내는 유머로 잡았다. 아마도 유명 정치인들이 위기의 순간에 절묘한 유머로 상황을 극복하거나 반전을 이루는 것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 책에 주로 나오는 유머의 고수들은 유명 정치인들이다. 대부분 영국과 미국지도자들이다. 영국의 처칠 그리고 미국의 링컨 그리고 현 대통령인 오바마와 조시 부시 전 대통령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회장과 한승헌 변호사가 소개되고 있다. 요즘 미국 대통령 경선이 한창이지만 여기에 나오는 각 당의 예비 주자들의 유머도 자주 등장한다. 가장 살벌한 정치판에서조차 이들은 상대를 존중하고 또 나라 전체를 생각하는 여유가 있다. 정치판이 우리 삶의 가장 중심에 있다고 생각할 때 이들의 모습이 곧 우리 전체의 모습일 것이다. 몇 년 전 우리네 대통령선거에서 후보자들의 토론을 본 적이 있다. 말할 내용을 모두 적어 와서 읽기만 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을 헐뜯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이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상대에 대한 존중이나 인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마치 원수처럼 싸우는 모습이 우리의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아직까지도 우리는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이처럼 모든 것이 적과 아군으로만 보이는지도 모른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경선의 유력한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스타일의 직설적이고 자기도취적인 유머와 전혀 다른 점잖고 품위 있는 버니 샌더스 스타일의 유머가 공존하는 미국의 모습이 넉넉하다. 저자는 균형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아직도 살짝 눈치를 보는 것인지 몰라도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몇몇 소개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서는 유머감각을 기르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한다. 많은 자료들을 통해 먼저 자신을 웃기고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도 좋은 일이리라. 억지로 웃기는 웃음이 아니라 자연스런 웃음, 넉넉한 웃음으로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고 살벌한 삶의 현장에서는 필살기가 되어 승승장구하길 바란다. 슬픔보다 기쁨이 많은 인생이었으면 한다. 자신을 내어 던지고 기꺼이 남의 웃음거리가 되어 주는 이들이 많아서 그래도 이 사회가 유지되고 살만 나는 세상이 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한 쪽 마음은 허전하다. 반쪽 웃음이 아니라 함박웃음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