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하는 십대의 이유 있는 고전 비행청소년 9
이재환 옮김, 신병근 그림 / 풀빛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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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학생들에게 유익하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이들이 이런 책들을 소화한다는 것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현실적으로 그들이 공부해야할 양이 너무나 많다. 시간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소수 선택된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물리적인 상황을 고려해 저자는 고등학교 고전에 수록된 총 18권의 작품들을 주제에 맞게 연결해 간략하지만 중요 포인트를 집어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는 이것이 아리아드네의 실이 되어 우리 학생들이 고전의 깊은 세계로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하면서 이 책을 서술했다고 한다. 간략하게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본다.

총 6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 장마다 세 편의 글이 들어 있다. 1장의 인간이란 무엇인가란 제목아래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카프카의 변신 그리고 소로의 월든이 소개되어 있다. 2장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말하면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와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의 삼국유사를 비교해 놓았다. 마치 타이틀 매치나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형성하여 이해하기 쉽게 배열해 놓았다. 같은 주제로 비교해 가며 이해하기 쉽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우리의 삼국을 보는데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본 두 저자의(김부식과 일연) 모습을 통해 역사는 사회적 산물이며 역사적인 결과물임을 깨닫게 된다. 역사의 내용이 꼭 사실에 기초한 것뿐만 아니라 창조물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좀 딱딱한 내용이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인 국가와 지도자에 대해서는 총 3개의 장을 할애해서 서술하고 있다. 국가는 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은 무엇이며 좋은 지도자라 어떤 모습일까? 등을 다루고 있다. 이론적 배경이 너무 빈약한 우리의 국가관과 지도자에 대한 생각을 철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우리의 젊은 학생들이 잘 정립해 갔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나라들과 현대인들의 최대 관심이 경제문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실제 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면 누구일까? 아담스미스의 국부론과 마르크스의 자본론 그리고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을 소개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높은 정치의식이 아닐까 싶다.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하지만 개인과 국가와의 관계를 직시하고 깊은 고민을 하지 않으면 역사는 되풀이 되고 앞으로 나가지 못할 것이다. 여기에 수록된 고전들이 이런 치열한 다툼과 고민을 통해 만들어 졌고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치열한 논쟁과 때로는 전쟁까지도 이르게 하지 않나 싶다. 외적인 성장이나 발전보다 전체적인 삶을 생각하고 인생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국가의 일방적인 요구에 반기를 드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학생들이 고전 때문에 고전하는 것이 아니라 고전 때문에 기쁨이 많아지고 새로운 앎의 세계에 푹 빠져 지내기를 소망하는 저자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간략하지만 전체의 줄거리를 잡아 주기 때문에 이 책이 학생들에게 고전의 세계로 향하는 좋은 아리아드네의 실이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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