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완역판, 반양장) 세계기독교고전 15
존 번연 지음, 유성덕 옮김, 루이스 레드 형제 그림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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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신앙생활을 여행으로, 신자는 나그네로 표현한다. 그런데 천로역정은 이 여행을 가장 잘 묘사한 것 같다. 시대가 흘렀지만 오늘도 크리스천들은 이 긴 여행을 하고 있다. 새롭게 완역된 천로역정을 새로운 마음으로 보니 이 또한 새로운 감동이 왔다.

미국 휘튼대 영문학 교수인 베이트리스 뱃손의 존 번연의 생애를 통해 저자가 어떤 환경가운데서 이 책을 쓰게 되었고 이 책이 당시 어떤 반향을 일으켰는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또한 제임스 포레스트(캐나다 알버타 대학 영문학 교수)의 천로역정 해설은 이 책이 수많은 작가들과 신자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미쳤는가를 잘 보여준다. 신앙인의 자세뿐 아니라 문학적인 면에서도 이 책은 아주 뛰어나다. 미국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고 삶의 방향을 주었다고 한다. 엉뚱한 면이 있는 조지 버나드 쇼는 셰익스피어보다 번연에게 문학의 왕관을 씌워주었다고 한다.

순례자가 만나는 이들이 우리 인생이 그렇듯이 참으로 다양하다. 아마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할 때 기쁨으로 시작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본문의 순례자처럼 깊은 고민과 갈등가운데 출발하는 이들도 있다. 이 긴 여행가운데 온갖 유혹과 갈등 그리고 그 가운데 하나님이 어떤 모양으로 도우시고 함께 하시는 가를 이 책은 잘 보여준다. 아마 그가 감옥에서 이 하나의 책을 위해 온 힘을 다 쏟은 것 같다.(1667-1672) 어찌 보면 하나님께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고자 그의 감옥생활을 이렇게 축복하신 것 같다. 마치 현재 내가 갈등하며 고민하는 것처럼 아주 상세하게 묘사해 주고 있다. 신앙생활이 때로는 너무 버겁다고 생각되거나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될 때 나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고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나의 신앙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줄 것이다.

수 백 년 전에 출간된 책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도록 깔끔하고 매끄럽게 만든 출판사와 역자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느낌을 가졌다. 다음에는 좀 더 시간을 들여 정독하며 저자의 삶을 생각하며 읽고 싶다. 저자와 함께 여행하며 주님이 어떻게 함께 해 주시며 거룩한 순례의 길을 가고 있는 지 생각하며 그 풍성한 은혜에 깊이 들어갈 날을 소망하며 책을 덮는다.

너무나 바쁜 생활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다. 이에 발맞추어 가다 보니 신앙인들도 더불어 바쁘다. 그래서 기도생활도 약하고 말씀을 묵상하는 것도 생략하며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러다 세상의 거대한 쾌락과 향락의 물결에 떠내려가기 쉽다. 성령님의 도움을 구하며 때로는 한 발짝 늦게 살아가는 것도 지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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