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하루 - 하나님께서 출타 중이셨던 어떤 하루의 기록
옥성호 지음 / 박하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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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그대로 낯선 하루를 보냈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며 글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교차했다. 자자는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썼을까? 맹목적으로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 감명을 받고 그와 비슷한 책을 써보고자 자신이 그래도 가장 많이 경험한 목회자 주변의 이야기를 극적인 요소 없이도 인간의 고귀함, 인생의 가치를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대상이 사람이니까 인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야 당연하겠지만 저 깊은 곳에서 나오는 탄식은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저자의 신앙을 잘 모른다. 그와 대면하거나 그가 쓴 글을 많이 읽어보지도 않았다. 그가 훌륭하신 옥한음 목사의 아들이라는 포장을 씌우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그의 글은 가시가 있고 독설이 있다. 사랑보다는 상처를 말하고 평화보다는 분쟁을 말한다. 그가 기독교적 입장에서, 또는 가진 자의 입장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뉘우치고 돌이키기 위한 몸부림일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글 전반에 흐르는 것은 감사보다 불평이, 큰 뜻을 알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닥친 슬픔과 아픔에 대한 호소들이다.

목사인 아버지와 그의 딸의 신앙에 대한 자세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진리를 향한 분명한 자세를 갖지 못한 목회자의 자세는 분명 문제다.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설교 말씀을 바꾸고 양심에 있는 말들을 하지 못해 항상 자책하는 목회자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저자가 이런 모습을 자주 보았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기독교 신자라는 구석을 이 책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저자는 단지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 기독교 목회자들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다. 저자는 이 책의 말미에 목사인 아버지가 딸에게 편지를 쓰는 데 이 가운데 이런 표현을 한다. ‘~세월이 많이 지나면 아빠가 죽어서 하나님 나라에 가 있겠지? 아빠는 거기서 너를 기다리마. 하지만 아빠가 거기서 아무리 기다려도 네가 오지 않는다면 아빠는 천국에 절대 혼자 있지는 않을 거다. 너 없는 천국은 아빠에게 더 이상 천국이 나니니까. 아빠는 네가 있는 곳이 어디가 되었든지 그곳으로 갈 거야.’ 소설에서 주인공이 말한 대로 하나님보다 아마 이 목사는 딸을 더 사랑했다는 표현이 맞는 거 같다. 저자는 인본주의를 노래하고 있다. 저자가 로이드 존스 목사에게 감명 받았다고 하는 데 아직 성경은 받아들이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그가 더 깊은 곳으로 가기 위해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 믿고 있다. 회의와 의심과 갈등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심에 사랑이란 단어는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자기를 내어 놓는 사랑이 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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