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행33훈 - 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
김용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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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의 모습을 보기 힘들지만 옛날 가끔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면 빠르지 않은 말속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전해지곤 했다.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삼성이라는 기업을 이끈 사람이다. 선친에게 물려받은 기업이긴 하지만 오늘날의 삼성그룹을 이룬 건 이건희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경영철학을 한 기자를 통해 들어보자. 그가 삼성맨이라는 것이 걸리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삼성맨을 통해서만 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993년에 우리는 그를 주목했었다. 언론 보도를 통해서 우리는 그가 말했다고 하는 ‘마누라와 자기 빼고 다 바꾸라.’를 들은 적이 있다. 저자는 당시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에서 있었던 회의 장면을 담은 cd를 통해 이건희를 보여준다. 그에 심취해서 저자에게 그의 경상도 억양과 이상한 말투 그리고 담배로 인해 거칠어진 목소리까지 뇌에 각인되었던 같다. 저자는 이건희가 2007년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실질적으로 그가 쓰러지기 전까지 삼성의 실질적인 회장이었음을 말한다. 저자는 진보 진영의 한 교수가 말한 ‘이건희가 없어도 삼성은 문제가 없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라고 말한 말에 발끈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가 본 2011년까지의 괄목한 성장은 이건희가 주도한 것이었다고 생각되었기에.

지행 33훈은 지행용훈평(알고, 행하고, 사람을 쓰고, 가르치고, 평가하라)의 약자라고 한다. 이것은 크게 9개 분야로 나뉘고 각각은 다시 2~3개, 많게는 7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설명한다. 이건희가 말한 것을 저자가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다.

또한 저자가 신경을 쓴 것은 삼성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이다. 삼성이 지나치게 이기적인 기업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대비되는 것이 현대의 정주영이다. 그는 말년에 사회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하여 많이 노력하였다. 고향의 발전에 노력하였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여 그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앴는데 삼성은 아직 이런 것에 눈을 뜨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희의 선친인 이병철 회장부터 이런 마인드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것을 이건희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싶다. 물론 그의 아들인 이재용은 어떨지 모르지만. 삼성이 글로벌 기업이라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지만 국민기업이라는 이미지는 없다. 저자는 우리가 권력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어서 그렇다고 이야기하지만 조금은 편협한 시각이 아닐까 싶다. 왜 많은 노력을 해도 많은 국민들은 삼성에 대한 이미지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할까. 우리는 하나의 완벽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삼성을 본다. 그들은 항상 이긴다. 심지어 특정한 종목의 스포츠에서도. 그들의 기술은 뛰어나다. 그러나 사람은 없다. 저자의 기대처럼 승자 삼성이 어떻게 변할 지 바라보며 우리는 오늘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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