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도시 전주를 탐하다 - 전주화첩기행
정태균 지음 / 이화문화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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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전주를 천년의 고도라고 부른다. 이에 걸맞게 이곳은 옛 문화와 예술이 곳곳에 묻어 나온다. 도시와 시골이 어우러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저자는 전주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풍경을 직접 그림으로, 글로 표현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의 스케치가 한 편의 아름다운 풍경화로 머리에 남는다.

그가 간 길을 따라 가보자. 전주가 깨끗한 하천을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많이 보이는 전주천변을 따라 가다보면 산책로와 잘 어우러진 억새풀들을 볼 수 있다. 한벽당과 치명자산을 거치면 순교자의 삶을 보게 되고 동고산성을 통해 퇴락한 후백제의 모습이 씁쓸하게 다가온다. 오목대와 이목대 그리고 벽화마을과 풍남문을 통해 전주의 풍요로움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조선의 고향을 느끼게 하는 객사와 기접놀이 그리고 경기전과 전주사고 또한 태조 어진이 있다는 어진박물관과 전주향교를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한옥마을의 구석구석을 그림으로 담아낸 것도 아름답다. 사진보다 그림이 훨씬 정감 있고 운치가 있어 좋다. 동락원의 모습이 아름다운 정원과 더불어 한 폭의 그림을 완성시킨다. 관광지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그가 소개하는 곳은 베테랑 칼 국수집과 삼백집 그리고 교통 떡 갈비집과 풍년 제과의 수제 초코파이, 문어 꼬치 구이집 등. 그런데 막상 전주에 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것들을 잘 모르거나 먹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등잔 밑이 어두운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먹을 것이 풍부하고 다 맛 집이라서 동네에서 먹어도 그 맛을 맛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기다리는 모습이 이렇게 한가로울 수가 없다. 마음의 여유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빨리 빨리 에 익숙해져 있는데 여기 오면 달라지는 이유가 궁금하다. 아마 모두가 같은 마음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관광지로서 아직 정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먼저 숙박할 곳이 많지 않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한 달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만 가능하다고 한다. 곳곳에 표지판들과 안내가 부족하고 동고산성도 복원해야 한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아름다운 경관을 도시 구조물들이 훼손하는 경우도 많아 신중한 개발이 필요하다. 새벽 5시부터 오전 8시까지 열리는 전주 남부시장의 도깨비시장(일명 도떼기시장)은 신선한 먹거리들을 근처 도시들에서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것들을 가지고 와서 파는데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다. 남부시장 상인들이 가게를 열기 전에 남부시장 앞 천변에서 시장이 열리고 보통 8시 이전에 끝나는 시장이다.

저자의 애정이 담긴 화첩기행문이 인상적이다. 그의 바람대로 전주가 우리나라 모두가 찾는 관광지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기를 소망한다. 전통문화를 더욱 소중히 보존하고 가꾸어 세계적인 유산으로 남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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